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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업의 현실 자각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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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윤 리더스컴 대표) 불과 수년 사이 '1인 기업'이 각광받는 창업, 취업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저마다 '1인 기업'에 나서는 현상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1인 출판', '1인 유튜버' 등이 대표적이다. 젊은 세대의 스타트업부터 은퇴 전후 창업까지 한 마디로 '붐'이 일고 있다.

'1인 기업'은 직원 급여나 사무실 운영 등 창업에 대한 비용 부담감이 적고, 직장과 달리 시간은 자유롭게 쓰면서 업무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익성만 좋다면 정말 꿈같은 형태다.

반면 '1인 기업'은 한계 또한 뚜렷하다. 우선 1인이 하는 업무 총량에 제한이 있는 만큼 매출에 한계점이 있다. 더 벌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이에 따라서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하기 어렵다. 외주 또는 파트너와 제휴를 하면 되지 않느냐 주장하지만 관리와 통제를 제대로 하기 힘들다. 특히 이익을 나누는 문제도 만만찮다. 처음 시작할 때보다 마진도 낮아진다.

즉, '1인 기업'은 창업을 위한 진입 장벽은 아주 낮지만 성공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얼마전 헤어숍에 들렀다. 커트며 파마 등 정말 잘한다는 주변에서 입소문이 난 미용실이다. 그렇지만 이 미용실의 사장이며 유일한 헤어디자이너에게 이발을 맡기려면 며칠 전부터 예약을 해야만 힌다.

이 헤어디자이너에게 물었다.
"이렇게 돈을 많이 벌어서 좋겠습니다!"

그러자 헤어드레서의 답은 이랬다.

"혼자 하면 바쁘기만 할 뿐 많이 이발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총 사람수는 정해져 있거든요. 매출은 정해져 있습니다. 또 온종일 제가 일을 하니까 무리하지 않도록 조절도 해야 합니다. 제가 탈이 나서 미용을 쉬면 손님을 놓치니까요. 사실 월급쟁이보다 좋지 않습니다. 욕심은 버리고 쉬엄쉬엄 하자는 마음이 있지 않으면 힘만 듭니다."

얼마 후 찾은 헤어숍에는 2명의 헤어디자이너가 채용돼 있었다.

'1인 기업'은 모두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더 큰 회사가 되기 위한 첫 입문과정이다. 둘째, 욕심 없이 자신의 능력 안에서만 소화하고 자신의 삶을 위해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관문이다. 셋째, 다른 사람들에게 명함이라도 건넬 수 있는 '명예용'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경우에서 과대포장을 하는 누를 범해선 안 된다. 즉, 큰 회사처럼 속여서도 안 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그 선에서만 행동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갑'이 일을 줄 때 성실한 '1인 기업'은 일을 못해도 손해를 크게 끼칠 일은 없으니 그 수준에 맡는 일을 주면 편하다. 그런데 능력도 안 되는데 되는 것처럼 속이고 떠벌리는 곳과는 일을 함께 할 수 없다. 일을 맡기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고 막심한 손해를 줄 가능성이 높아서다.

'1인 기업'을 직접 하는 사람과 '1인 기업'과 함께 일을 하는 사람이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정도껏 통하는 것이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