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기업인이 박성현에 70억원 베팅했다고?

(조희찬 레저스포츠산업부 기자) “(엔리케 K.) 라존 회장이 대체 누구야?”

지난 14일 한국 여자 골프 최고 스타 박성현(26)이 필리핀의 솔레어 리조트 앤 카지노(이하 솔레어 리조트)와 2년 최대 70억원이 적힌 후원 계약서에 사인하자 골프 업계가 술렁였다. 좋지 않은 경제 상황으로 프로선수 계약 시장이 예년보다 얼어 붙은 시점에서 나온 ‘초대형’ 계약 소식이었다. 연 35억원은 ‘골프 여왕’ 박세리(42)가 2002년 CJ와 맺은 5년 최대 150억원(연 30억원)을 뛰어 넘는 국내 여자 골프 역사상 역대 최고 대우다.

박성현에게 ‘대박’을 안긴 필리핀계 엔리케 K. 라존 회장(59)에 눈과 귀과 쏠리고 있다. 알려진대로 솔레어 리조트는 라존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블룸베리 리조트 앤 호텔의 산하 기업이다. 라존 회장은 리조트 사업 외에도 세계적인 항만운영사 ICTSI(인터내셔널 컨테이너 터미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라존 회장은 필리핀에선 유명한 ‘억만장자’다. 2012년 리조트 사업의 활황 속에 미국 경제지 포브스 선정 필리핀 부호 순위 3위를 기록했다. 포브스가 2018년 발표한 필리핀 부호 순위에선 약 39억달러(약 4조3968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 받으며 5위에 올랐고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라존 회장은 유명한 ‘골프광’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매주 토요일마다 골프를 즐기고 핸디캡 2로 수준급 골프 실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박성현의 팬이며 여자골프에 관심이 많아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LPGT) 대회를 후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라존 회장의 이번 투자가 국내 인지도 제고와 연관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베리 리조트는 솔레어 리조트 외에도 제주도에 ‘선 호텔 앤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또 라존 회장은 현재 인천 중구 무의도에 약 15억달러를 들인 ‘무의-솔레어 해양 복합리조트’ 조성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박성현은 오는 21일 열리는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2019시즌을 시작한다. 3월 초에는 후원사인 블룸베리 리조트 앤 호텔의 초청으로 LPGT 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할 계획이다. (끝) /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