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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보수 논객이 고발한 캠퍼스 내 '세뇌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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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 문화부 기자) “대학 내 민주당원 비율은 쿠바 정부 내 공산당원 비율에 맞먹는다”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세뇌'(기파랑)에서 미국의 젊은 보수 논객 벤 샤피로(34)는 이념적으로 치우친 미국 대학 사회의 비정상적인 분위기를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세뇌는 그가 지난 2004년 스무 살에 펴낸 첫 책입니다. 당시 갓 대학을 졸업한 그는 이 책으로 미국 우파 진영의 향후 생존 논리를 제공할 유망주로 주목받았습니다. UCLA 정치학과,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벤 샤피로는 현재 온라인매체 데일리 와이어 편집장, 팟캐스트 운영자로 활동 중입니다.

책에서 그는 거침이 없습니다. 샤피로는 “열여섯 살에 대학에 입학해 수업을 듣고 학교 생활을 하면서 캠퍼스에서 일상처럼 벌어지는 좌파의 세뇌공작을 내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며 “대학에서 허용되는 다양성은 피부색과 출신국가, 성적 지향의 다양성뿐”이라고 서술합니다. “대학에서 허용되는 사상과 표현과 언론의 자유는 ‘좌에서 극좌까지’만”이라는 것이 그가 확인한 ‘배움의 전당’인 대학의 현실이었습니다. 미국 대학은 젊은이들이 한쪽으로 치우친 얘기만 배워 졸업하고, 이런 좌파 전체주의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회유나 협박을 받는 곳이 돼 버렸다는 지적입니다.

이를 주도하는 세력은 교수들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책에 따르면 2000년 대선에서 아이비리그 인문·자연대 교수 84%가 민주당 앨 고어를 찍었습니다. 공화당 조지 W. 부시에게 표를 던진 교수는 9%에 그쳤습니다. 샤피로는 “교수들은 편견으로 무장돼 있고 학생들은 순진하다”며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선택은 교수들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그것이 가장 흔히들 가는 길”이라고 꼬집습니다.

책을 통해 그는 21세기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대한 문제 중 하나인 ‘청춘 세뇌’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좌파의 이념적 선전, 반미와 테러 옹호, 도덕적 방종까지 두루 비판합니다. “반미라면 노엄 촘스키를 능가할 사람이 살아있는 교수 중에는 없다” “미국 대학에서 자신이 우파 또는 보수라고 털어놓는 것은 동성애자가 커밍아웃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수준” 등의 표현도 거침없이 합니다. 젊은 저자의 눈에 비친 기울어진 운동장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냅니다. 그의 패기와 도발이 미국 이외의 곳에서도 기울어있을 지 모를 대학 사회와 각국 사회 현실을 돌아보게 합니다.(끝) /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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