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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롯데케미칼 타이탄이 말레이시아에서 성공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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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김채연 기자) “말레이시아 현지 노동자들에게 회사가 잘 돼야 자신의 일도 잘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까지 7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법인 롯데케미칼타이탄의 이동우 대표는 지난 15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롯데케미칼타이탄의 성공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 성패는 현지화에서 판가름난다”며 “우리는 타이탄을 인수한 뒤 임직원의 변동을 최소화해 조직 안정화에 최우선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이 대표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성공지향적인 의식이 다소 낮은 편이라 이들에게 업무 의욕을 불어넣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먼저 우리 한국 근로자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들을 변화시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 과정 중 잘못된 부분들은 서로 충분한 논의를 통해 고치는 등 업무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결과 2015년부터는 이익이 나기 시작했고 현재 공장가동률은 거의 100%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현지회사인 타이탄을 1조5000억원에 인수해 지난해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며 4조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말레이시아 전체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30위권에 해당하는 대형 상장이었다. 7년 만에 기업 가치를 2.5배 이상 높이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국내 대표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18일엔 조호바루에서 폴리프로필렌(PP)공장 완공식을 진행하는 등 현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인수 초반 안전조업을 위한 환경 개선에 주력했다. 타이탄 공장은 인수 당시 위험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고 청결상태도 좋지 않았다. 이를 위해 각 기기장비마다 관리담당자를 지정하는 ‘마이머신 프로그램’과 일정한 구역을 담당해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게 하는 ‘마이 에어리어 프로그램’ 등을 가동했다. 성과가 우수한 직원에게는 포상으로 한국여행의 특전을 부여함으로써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근로자들과 업무 소통도 늘렸다. 이 대표는 “한 달에 한 번씩 노사간 미팅을 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들어주려고 하되 안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반드시 설명을 해주며 근로자들의 업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롯데케미칼타이탄의 이직율은 말레이시아 전체 시장에서도 매우 낮은 편이다. 말레이시아 전체 시장 퇴직율은 지난해 기준 평균 12%였으나 롯데케미칼타이탄은 1.5%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말레이시아 법인 성공을 발판삼아 아시아의 대표 석유화학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현재는 인도네시아에 4조원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등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타이탄 성공을 기반으로 롯데케미칼을 동남아의 허브로 키울 것”이라며 “2023년까지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끝)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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