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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는 공정” 결론 낸 알고리즘 검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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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 기자회견 현장

(임현우 IT과학부 기자)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적절한 것으로 평가됐다”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을 갖고 있다” ….

네이버가 뉴스 검색·추천에 적용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의 공정성을 외부 전문가에게 검증받겠다며 출범시킨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가 내린 결론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로 채워졌다.

위원회는 29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6개월 간의 활동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맹성현 KAIST 교수를 위원장으로 컴퓨터공학 교수 6명, 정보학 교수 2명, 커뮤니케이션학 교수 3명 등 총 11명으로 꾸려진 위원회는 올 5월부터 네이버 뉴스편집 원리를 검증했다. 네이버가 제공한 알고리즘 설명자료를 바탕으로 교수들이 네 차례 추가 자료 요청을 거쳐 최종 보고서를 완성했다고 한다.

위원회는 ‘뉴스 검색’ ‘AI 뉴스 추천(에어스·AiRS)’ ‘연예·스포츠 기사 추천’ 세 영역을 검토했다. 그 결과 “관리자의 개입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구조”이며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자동화는 공정성과 신뢰성 문제의 해결을 위한 효율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고 결론내렸다.

뉴스 검색의 경우 개발·운영·개선과 관련한 의사결정 이력이 모두 기록되고 있으며, 에어스는 편집자 개입 없이 뉴스 이용자의 반응을 자동수집해 학습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예·스포츠 뉴스 추천은 기사의 형태와 유효기간 등이 다른 분야 기사와 다른 특성을 감안, 최신성 여부와 언론사의 전문성 등을 반영해 비(非)맞춤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권고사항으로 학습데이터 구축 주기 단축, 다양한 연령층 포괄, ‘좋은 기사’에 대한 공통 기준 확립, 기사품질 평가방법 개발·공유 등을 네이버에 제안했다. 다만 뉴스 생산자(언론사)와 소비자(이용자)의 의견을 보고서에 반영하지 못한 점 등은 한계로 들면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민간 정보기술(IT) 기업의 뉴스 알고리즘을 전문가들이 집중적으로 논의한 세계 첫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향후 뉴스 알고리즘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면 네이버의 ‘반박 근거’가 될 보고서 치고는 내용이 추상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반응도 나왔다.

애초 포털 뉴스가 지향해야 할 가치에 대해 학계에 명확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학자들을 통한 검증의 결과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김용찬 연세대 교수는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자동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결과, 특히 공정성에 해가 될 수 있는 요소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네이버가 현재 기술로 가능한 최적의 알고리즘을 활용하느냐를 검토하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사기업의 ‘영업기밀’에 속하는 알고리즘을 외부 인사가 세밀하게 들여다보기 어려운 한계도 극복하지 못했다. 소스코드를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맹 위원장은 “소스코드 검증은 시간이 최소 2년은 주어져야 가능한 작업”이라며 “우리가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취재진은 AI가 이용자 입맛에 맞는 뉴스만 계속 보여주는 ‘확증편향’이나 다른 언론사의 단독기사를 베껴 쓰는 ‘어뷰징’ 등의 문제도 물었지만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는 취지의 답변이 반복됐다. 위원들은 네이버와 비밀유지계약(NDA)을 들어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맹 위원장은 “알고리즘은 알려지는 순간 갖은 방법으로 어뷰징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종의 보안사항”이라며 “구글도 알고리즘을 거의 매일 바꾸고 있고,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끝) /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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