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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창작스튜디오 팀 777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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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김종우 대학생 기자)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둔 청년들이 있다. ‘세상에 재미를 던지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예술창작스튜디오 팀 777이 그들이다.

이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보다 현장 실무 경험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그렇기에 어린 나이에 학교를 나와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20대 초중반 청년들로 구성된 777은 광고영상과 화보 촬영을 전문으로 한다. 혁신을 선도하는 젊은 피라 자부하는 777 팀원 정준순(24, 감독), 정지영(23, 조감독 겸 아트워크 담당), 이왕호(22, 조감독) 씨를 만났다.

-'777'에 대해 소개해 달라.

“우리는 예술창작스튜디오 팀 777이다. 우리 3명 말고도 팀원이 2명 더 있다. 사정상 참석하지 못했다. 우리 셋은 동아방송예술대학교를 다니다가 학교를 그만두고 창업해 2015년부터 함께하고 있다. 주로 광고촬영을 한다.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서 바이럴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 외에 화보 촬영도 한다. 사진을 좋아해 필름카메라 촬영을 많이 한다. 패션 브랜드 론칭도 준비 중이다.” (정준순)

-팀명은 왜 777인가.

“사실 크게 의미는 없다. 내 키가 177.7이다. 게다가 7이 행운의 숫자라서 별 생각 없이 팀명을 그렇게 지었다(웃음). 덕분에 일이 잘 풀리는 것 같기도 하다.” (정준순)

-자퇴를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학교생활은 재밌었다. 그게 끝이다. 친구들이랑 술 먹고 어울리는 것만 좋았다. 군대 전역 후 촬영 관련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학교 3개월 다니는 것 보다 아르바이트 3일 다니는 것이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느꼈다.” (정지영)

“대학교에서는 이론을 통한 간접경험만 하니까 현장이 너무 궁금했다. 학교에서는 정작 내가 필요한 공부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장에 뛰어들게 됐다.” (정준순)

“나도 비슷한 이유다. 그래서 (정)준순이 형이 팀에 들어오라 했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이왕호)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나.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불안감보다 내가 진짜 이 일을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더 컸다. 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뇌를 지배했다.” (정준순, 이왕호)

-3년 전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건가.

“물론이다, 오히려 4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더 빨리 시작하게(웃음).” (정준순)

-일을 진정으로 좋아하나보다.

“일이 너무 좋다. 촬영 준비는 힘들지만 막상 현장에 나가면 이게 내 자리구나 싶다.” (정준순)

“늘어나는 통장 잔고를 볼 때보다 우리의 작품이 쌓여있는 컴퓨터 폴더를 열어볼 때 더 뿌듯하다. 그럴 때 희열을 느낀다. 우리의 작품이 돈보다 소중하다.” (이왕호)

-창업 이후 힘든 점은 없었나.

“당연히 있었다. 그러나 취업을 하든, 창업을 하든 장애물은 무조건 있다. 중요한건 목표의식이다.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열악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었다. 처음에 작업실이 지하 공유 오피스였다. 환경은 열악했지만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니까 힘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사실 팀원들이 모두 낙천적이기도 하다.” (정준순)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아까 말했듯 목표의식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그 일을 우리가 진정으로 좋아한다는 것이다. 싫어하는 일을 하면 실패한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일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촬영하는 일은 좋아하지만 촬영 준비과정은 싫어한다. 그런데도 참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촬영을 진정으로 좋아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되, 이를 위해 싫어하는 일을 하는 것, 그게 큰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정지영)

-작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였나.

“작년에 프랑스로 촬영을 간 적이 있다. 우리는 보통 수주를 받아서 촬영을 하기 때문에, 광고주 입맛에 맞는 영상을 찍는다. 이번에는 우리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영상을 찍고 싶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가져간 카메라 렌즈가 카메라 본체와 맞지 않는 것이었다. 그걸 중국에서 경유할 때 알아챘다. 모든 일이 틀어졌다. 앵글, 로케이션, 편집점까지 모두 기획했는데 소용이 없어진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맞는 렌즈 3개만 가지고 촬영을 진행했다.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촬영을 마쳤다. 그런데 그 작품이 패션 업계에서 대박이 났다. 크게 이슈가 되어 올해 초부터 광고 수주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 우리 팀이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된 계기였다.” (정준순)

-전화위복이 된건가.

“말하자면?(웃음) 사실 (이)왕호가 카메라 렌즈를 잘못 가져간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잘 됐으니 큰 그림인가?(웃음)” (정준순)

-취업난으로 인해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이 많다. 그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진정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일단 해라. ‘실행력’이 중요하다. 하면 된다. 안 해서 못 하는 거다. 하는 행위 그 자체로 가치가 생긴다. 목표가 있어도 그걸 단기간에 이룰 수는 없다. 나아가는 과정에서 힘든 점도 당연히 있다. 그래도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것도 안하면 결과는 ‘0’이 될 수밖에 없다.” (정준순)

“사실 우리 팀이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팀원들이 커피를 다 좋아하기도 하고, 게을러지지 않게 열심히 살고 싶어서 카페를 창업했다. 그 카페 슬로건이 'In doing we learn'이다. 하면서 배우는 거다. 누군가는 ‘너희는 잘 됐으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는 것 아니냐’라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그 사람에게 되묻고 싶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모든 열과 성을 다해서 해본 적이 있느냐고.“ (정지영)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끊임없이 변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회의 때 (정)준순이 형이 ‘지켜야 될 것은 우리밖에 없다. 우리 빼고는 다 변해야 한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만큼 무언가를 바꾸기 위한 혁신적 사고가 중요하다.”(이왕호)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나.

“사람들은 우리가 특별하다고 한다. 그렇게 느낄 수 있다, 어린 나이에 자퇴하고 창업했으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너무 보수적이다. 항상 FM대로 하기를 원한다. 대학 나와서 취업하는 그런 것 말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으니 특별해보일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혁신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정준순) (끝) /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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