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정유는 이후 SK에너지의 골칫거리로 전락합니다. SK에너지가 2006년 당시 3조원을 들여 인수한 인천정유는 낡은 설비 탓에 가동률이 바닥을 기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합니다. 실적도 들쭉날쭉했습니다. 당시 상장사인 SK에너지는 결국 2008년 인천정유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합니다. SK에너지는 흡수합병 과정에서 GS칼텍스를 비롯한 인천정유 주주들에게 자기주식을 지급합니다. GS칼텍스도 이 과정에서 SK에너지 주식 8만7000주가량을 받게 됩니다. 이 회사는 2008년 유가증권시장에서 보유한 SK에너지 주식 가운데 8만4000주가량을 처분합니다. 남은 3000주는 계속 보유하기로 했습니다.
SK에너지는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2011년 1월 정유부문과 석유화학 부문의 사업 자회사 2개사를 물적분할합니다. 회사를 쪼개는 것과 동시에 기존의 SK에너지는 사명을 SK이노베이션으로 바꾸며 지주사로 탈바꿈합니다. GS칼텍스가 보유한 SK에너지 주식 3000주는 SK이노베이션 주식 3000주로 바뀌게 됩니다. 인천정유 주식을 사들였다가 SK이노베이션 주식을 손에 쥐게 된 배경입니다.
SK이노베이션 출범 7년이 지난 시점에 GS칼텍스는 보유 주식 3000주가량을 5억7600만원가량에 처분했습니다. 주당 19만2000원가량에 처분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정유업계 현실을 꿰뚫고 있는 GS칼텍스가 현 주가를 고점이라 판단하고 처분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돕니다. 실제로 GS칼텍스가 처음 SK이노베이션(당시 SK에너지) 주식을 판(2008년) 이듬해에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SK이노베이션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유주가 급락할 징후는 보이지 않습니다. 15일 SK이노베이션 종가는 19만6000원으로 GS칼텍스 매각가를 소폭 웃돌고 있습니다. (끝) /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