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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0일, 전국 36개 펍에서 '수제맥주 반값'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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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량세 전환 촉구" 위한 프로모션
10일 전국 36개 양조장&펍서 반값데이

(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 오는 10일 토요일 하루 동안 전국 수제맥주 양조장과 펍 36곳에서 수제맥주가 반값에 판매됩니다. 단지 프로모션을 위한 할인 행사가 아닙니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수제맥주 종량세 데이’ 프로모션을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단어도 참 어려운 종량세. 수제맥주협회는 현행 주세법이 종가세가 아닌 종량세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촉구해왔습니다. 쉽게 말하면 그 동안 국산맥주와 수입맥주의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달라서,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 ‘상대적 불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산맥주는 제조원가에 이익과 판매관리비를 다 더한 출고가에 세금을 매기고, 수입맥주는 관세청에 신고한 수입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입니다.

국산맥주에 대해 생산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 전환하면 훨씬 품질 좋은 맥주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고, (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더 싸게 팔 수 있다는 게 협회의 주장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해온 수입맥주와 국산맥주. 2012년 3.4%에 불과했던 수입맥주의 점유율은 지난 6년간 6배 넘게 성장해 올해 국내 맥주 시장의 20%를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요.

수제맥주협회에는 30대 청년창업가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맥주가 좋아서’ ‘일본 유럽에 버금가는 한국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 창업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동안 종량세로 전환되면 마치 ‘수입맥주 4캔에 1만원’이던 혜택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근거 없는 추측 때문에 주세법 개정이 차일피일 미뤄졌습니다. 협회는 종량세로 개정하면 소비자들이 오히려 더 질 좋은 맥주를 싸게 마실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소매점에서 4000~5000원에 판매되는 국산 수제맥주가 종량세로 전환되면 1000원 이상 더 싸질 거라는 예상입니다. 수제맥주뿐만 아니라, 국내 맥주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수천 명의 일자리가 달린 문제라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협회는 주세법이 종량세로 전환되면 국내 맥주시장이 선진화되고, 소비자 후생도 더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수제맥주 반값데이’가 종량세 전환에 대한 중요성을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장은 “비싸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많은 인원을 고용해야 하는 수제맥주 업의 특성상 역차별적인 주세법 때문에 폐업이 속출하고 있어 이번 프로모션을 기획하게 됐다”며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지금보다 30% 이상 더 싼 가격에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맥주 시장을 둘러싼 세금 논란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고, 현재 주류세 개편은 본격적인 첫발을 뗐습니다. 정부가 맥주 종량세 전환을 보류한 뒤 2020년 소주 맥주 막걸리 등 전체 주류에 대한 종량세 전환을 추진 중이지만 국회가 먼저 나서서 맥주 종량세 전환에 나섰습니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일 맥주에 대한 세금을 가격에 따라 일정 비율로 부과하는 현행 종가세 방식에서 1리터당 835원을 동일하게 부과하는 종량세 전환을 골자로 한 ‘주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교육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끝) /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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