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취재 뒷 얘기

미국이 중국을 이란 제재에서 제외시킨 이유는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김채연 정치부 기자) 미국이 지난 5일 발표한 이란 제재 일시적 면제 8개국 중에는 중국이 포함됐다. 미국이 중국과 양보없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미국이 중국을 포함시킨 것은 이란 제재로 인해 중국 경제에 미칠 타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가장 많은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다. 미국이 중국의 이란 원유 수입을 제한할 경우 중국은 곧바로 대체재를 찾기 어렵고 그럴 경우 반발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미국 입장에서도 제재 면제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이란 제재를 강력 비난해왔다. 중국은 이란과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인데다 자국 산업을 위해서도 이란산 원유 수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행보에 중국도 물러설수 밖에 없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무성 대변인은 5일 정례회견에서 이란 제재 면제국가에 포함된데 대해 유감 표명을 하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은 이란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우리의 합법적인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중국과 이란의 정상적인 협력은 국제법 하에서 존중되고 유지돼야 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는 중국도 미국의 이란 제재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현실의 주파수를 어느 정도 맞춰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그러나 관영언론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환구시보는 사평을 통해 “이란 원유 수입 금지 조치는 미국의 패권적인 행보”라며 “미국이 중국 등을 (이란 제재에서) 제외했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고마워할 리도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란과 계속 우호관계를 유지할 뜻도 밝혔다. (끝) / why29@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