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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게임단에 미소녀 유튜버… ‘덕후 게이머’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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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IT과학부 기자) ‘K팝스타6’ 준우승자 김혜림, ‘프로듀스 48’에 나온 윤해솔, ‘믹스나인’의 백현주와 김시현, ‘프로듀스 101’의 유수아, 그룹 라임소다 출신 나승지….

새로 결성된 아이돌 그룹의 멤버 명단이 아니다. 게임업체 액토즈소프트가 창단한 국내 최초 e스포츠 걸그룹 게임단 ‘아쿠아’의 팀원들이다. 액토즈소프트 측은 “멤버 전원이 게임을 좋아하고 즐긴다”며 “e스포츠 관련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많아지는 시장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걸그룹 게임단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달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아쿠아는 게임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댄스곡 ‘로그인’을 발표해 가수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젊은 남성이 중심인 게임 마니아층을 공략하기 위한 게임업계의 마케팅이 다양해지고 있다. 걸그룹은 물론 가상의 미소녀 캐릭터를 앞세우는가 하면, 1990~2000년대를 주름잡던 프로게이머들을 감독으로 영입한 e스포츠 구단 출범도 줄을 잇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지난 7월 ‘세아’라는 이름의 버추얼 유튜버(virtual Youtuber·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한 가상의 유튜브 창작자)를 선보였다. 세아는 19세 소녀의 모습을 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유튜브 방송채널 ‘세아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세아는 게임 장면을 중계하거나 구독자들과 대화하며 생방송을 진행하는 등 ‘인간 유튜버’와 똑같이 활동한다. 일본 만화에 나오는 미소녀 캐릭터의 전형이어서 이른바 ‘애니 덕후’들을 겨냥한 마케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3차원 컴퓨터그래픽과 모션 캡처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제작하는데, 신비감을 깨지 않기 위해 제작과정은 ‘극비’에 부치고 있다.

채동수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실장은 “버추얼 유튜버는 국내에선 생소한 존재지만 일본에선 2016년부터 빠르게 대중화했다”며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시도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4000명 이상의 버츄얼 유튜버가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인지도가 높은 ‘키즈나아이’는 구독자 300만명, 조회수 1억3000만회를 넘어섰고 일본 관광국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가격비교 사이트로 유명한 다나와는 올들어 배틀그라운드 게임단 ‘다나와DPG’를 창단하고 초대 감독으로 강도경 씨를 영입했다. 1세대 프로게이머인 강씨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오브레전드 등의 게임단 감독을 지냈다. 또 공개모집을 통해 실력 있는 아마추어 선수를 꾸준히 영입, 팀의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오하이빈 액토즈소프트 대표는 “프로게이머나 스트리머들은 이미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이들을 활용한 사업은 종합 엔터테인먼트 범주에 속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끝)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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