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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후원 선수가 우승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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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 하필이면 'KB' 전인지가 우승
지난 OK 저축은행 대회에선 SBI 선수가 우승해

(조희찬 레저스포츠산업부 기자) ‘많고 많은 선수 중에 하필이면….’

지난 14일 인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오션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4라운드 경기. 전인지(24)의 역전극이 펼쳐지던 날 주최측인 하나금융그룹 임원들이 모인 VIP실에선 한숨소리가 흘러나왔다. 나흘 동안 7만명에 가까운 갤러리를 모아 ‘흥행 대박’을 터뜨린 만큼 샴페인을 터뜨려야 할 주최측이었지만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다.

하나은행이 후원하는 박성현(25)이 3위에 그친 반면 우승자 전인지가 KB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2년 넘게 이어진 준우승 징크스, 여기에 악성 댓글을 극복한 스토리까지 더해지면서 전인지는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았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전인지가 쓰고 있는 모자 정면에 새겨진 ‘KB금융그룹’ 로고가 전파를 타고 더 널리 퍼졌다. 게다가 하필이면 2002년부터 열어온 이 대회의 마지막이 올해 대회였다.

일반적으로 한 대회에 들어가는 비용을 추산할 땐 총상금에 2~3배를 곱한다. 하나은행 챔피언십의 경우 총상금이 200만달러였다.

‘주최측의 악몽’은 올해 한 번 더 있었다. 지난달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중도해지OK정기예금 인비테이셔널’은 제2금융권인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주최한 대회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인기 예금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총상금을 증액(7억원→8억원)하고 대회명까지 바꿨다.

그런데 이 대회 우승 트로피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의 경쟁사인 SBI저축은행의 후원을 받고 있는 김아림(23)이 차지했다. 박성현(25)과 신지애(30) 등 세계 최정상급의 선수들의 참가로 대회 분위기가 달아오를 때로 달아오른 뒤에 나온 경쟁사 후원 선수의 우승이었다. (끝) /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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