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신한은행-오후엔 국민은행 시험' 바빴던 은행권 수험생들

(공태윤 산업부 기자) ‘오전에는 신한은행 필기시험 보고, 오후엔 국민은행 시험보고...’

지난 13일 토요일 은행권 입사 준비생들은 하루가 짧았습니다. 신한은행은 이날 오전10시부터 낮12시25분에 시험을 치렀고, 국민은행은 오후2시부터 3시40분까지 시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은행의 서류전형에 합격한 응시생들은 퀵서비스를 불러 고사장을 이동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두 은행은 “모르는 문제를 찍어도 괜찮다”며 ‘오답감점’이 없다는 것을 방송으로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신한은행은 이번 하반기에 6개직무에서 300명의 신입사원을 뽑습니다. 필기시험의 도입으로 서류전형 합격자 배수를 20배수로 늘려 약 6000명안팎이 시험 대상자가 됐습니다. 고사장도 서울 7개교, 부산 2개교, 대전·대구·광주 1개교씩 모두 12개 고사장을 마련했습니다. 시험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25분까지 진행됐습니다. 1교시는 NCS직업기초능력 평가로 △의사소통(30문항,25분) △문제해결능력(30문항,25분) △수리(30문항,25분) 등 3과목 90문항(75분)이 치러졌고, 15분의 휴식시간후 11시40분부터 12시25분까지 지원자의 전공과목인 직무수행능력 평가(40문항,45분)가 이어졌습니다.

신한은행 응시자들은 대체적으로 평이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신한은행의 일반직 직무수행능력 문제에선 미국 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금리정책에 대한 매파(경기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금리인상을 선호하는 성향)와 비둘기파(보수적 경기론자로서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을 주장하는 학자)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가 하면,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알렉사’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AI ‘자비스’를 묻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블록체인 기술, P2P대출(개인간 대출), 9·13부동산 대출규제의 하나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셰일가스 등의 용어를 아는지도 물었습니다. 신한은행 응시자들은 신한은행 직원들이 고사장 교문앞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고, ‘신한500’의 마크를 인쇄해 붙여준 비타500을 보면서 ‘센스있는 신한은행’이라고 각종 커뮤니티에 호평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오후에 시험을 실시한 국민은행은 오후 1시30분까지 입실완료를 끝내고 오후2시부터 3시40분까지 100분동안 시험을 실시했습니다. 문제는 NCS직업기초능력 80문항, 금융상식 40문항 등 모두 120문항이었습니다.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 공채에서 일반직 415명, 전문직 200명 등 모두 615명을 뽑을 예정입니다.

국민은행의 금융상식에 나온 문제들은 이태원의 경리단길, 망원동의 망리단길 등 낙후된 구도심의 개발로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 재무분야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을 구하는 문제. ELS(주가연계증권) , IFRS(국제회계기준), BDI(벌크선운임지수),탄력성, 역선택, GDP(국내총생산), 실업률, 코픽스(주택담보대출금리),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게임이론, 플랫폼노동자 등에 대한 질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국민은행은 필기시험 합격자를 이달 22일께 발표한후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입니다.

다가오는 토요일(20일)에는 금융공기관 12곳이 동시에 필기시험 ‘A매치’를 치를 예정입니다. (끝) /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