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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보기 좋은 영화'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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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캠퍼스 잡앤조이 인턴기자) 일 년의 반 이상을 지나 찬 공기로 에워 싼 가을이 다시 찾아왔다. 선선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쉴 새 없이 달려가는 청춘들에게 잠시나마 '쉼표’가 되어줄 영화를 준비했다. 영화 리뷰 유튜버 ‘자취방남자’가 직접 고른 '가을에 보기 좋은 영화' 5편을 소개한다.

#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2018)

감독 : 임순례
출연 : 김태리(혜원), 류준열(재하), 진기주(은숙)
<드라마 / 103분 / 한국 / 전체 관람가>

"나도 나만의 작은 숲을 찾아봐야겠다." -혜원-
‘잠시 쉬어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아!’

시험, 연애, 취업 등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혜원은 고향 집에 내려온다. 그 곳에서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나 특별한 계획 없이 농사 일을 하고, 직접 키운 농작물로 요리를 하며, 소소한 일상을 보낸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평범한 나날들을 함께 하면서 혜원은 특별한 사계절을 보낸다.

그녀는 ‘나만의 작은 숲’을 찾게 되고, 그렇게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다.

혜원이 말하는 '나만의 작은 숲'이란 자신만의 위안, 휴식, 기쁨을 뜻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불안한 현실 속 치열한 경쟁에 지쳐있는 현대인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쉼표’ 같은 역할을 한다.

삭막한 도시와 다르게 느림의 미학과 음식의 향연을 제대로 맛 볼 수 있는 영화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장면들조차 자연으로 승화시켜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각기 다르게 변하는 사계절의 매력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를 통해 잠시 쉬어가는 법을 배우는 것을 권한다.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You Are the Apple of My Eye, 2011)

감독 : 구파도
출연 : 가진동(커징텅), 천옌시(션자이), 오견(챠오 궈셩)
<멜로, 로맨스, 드라마 / 107분 / 대만 / 15세 관람가>

"사람들이 그러지 사랑은 알듯 말듯 한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션자이-

이제 막 17살이 된 개성 넘치는 커징텅은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반이 된 친구들과의 유일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최고의 모범생 션자이를 좋아한다는 것.

어느 날 커징텅은 여느 때처럼 교실에서 사고를 친 덕분에 션자이에게 특별 감시를 받게 된다. 이를 계기로 모범생과 문제아 사이 거리가 점점 좁혀지는 듯 했지만 마음과 달리 잘해보려는 일도 자꾸만 어긋나버린다.

커징텅과는 달리 친구들은 션자이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아낌없이 표현하고 경쟁을 하는데.. 결국 커징텅은 션자이에게 고백을 했지만 그녀의 대답은 듣지 못했다.

그리고 15년 후 다시 만난 션자이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중국, 홍콩, 대만 등 개봉과 동시에 아시아 전역에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어느 때보다 순수하고, 빛나던 시절을 풋풋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처음은 항상 서툴 듯 사랑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첫사랑은 더욱 아름답다. 누구에게나 가슴 한켠에 소중한 추억 하나씩 갖고 있기 마련이다. 어느때보다 순수했던 학창시절을 함께한 친구들을 만나면 과거를 회상하며, 그 때로 돌아간 듯한 익숙한 분위기를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첫사랑에게 흔히 겪게 되는 오해와 결별의 문제를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잊고 있었던 그 시절의 풋풋한 감성이 묻어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다.

# 비긴 어게인(2013)

감독 : 존 카니
출연 : 키이라 나이틀리(그레타), 마크 러팔로(댄), 애덤 리바인(데이브)
<멜로, 로맨스, 드라마 / 104분 / 미국 / 15세 관람가>

"청춘은 왜 젊음에 낭비되어야 하나요?" -그레타-

뉴욕에 온 싱어송 라이터 그레타와 남자친구 데이브. 데이브가 유명세를 타면서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함께 가수의 꿈을 키워온 남자친구 데이브는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면서 그의 마음 또한 변하게 된다. 그렇게 누구나 알만한 가수들을 키워냈던 그였지만, 이제는 해고된 댄은 딸 앞에서 해고를 통보 받는다. 그는 미치기 일보직전 들른 뮤직바에서 그레타와 마주하게 되면서 음반제작을 제안한다. 거리 밴드를 결성한 그들은 뉴욕의 거리를 스튜디오 삼아 녹음을 하게 되면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사람들의 이야기소리가 모두 녹음되면서 진짜로 부르고 싶었던 노래를 만들어가는데…

‘비긴 어게인’은 말 그대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실패했던 두 사람이 자신들의 옛 방식을 져버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퇴보했던 과거를 버리고, 발전을 위해 날갯짓을 하는 그레타와 댄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 동시에 마룬 5의 애덤 리바인과 키이라 나이틀리의 매력적인 음색으로 귀호강까지 시켜준다. 감정을 자극하는 대사들과 그에 어울리는 음악까지 입혀진 잔잔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가을에 보기 좋은 영화 '비긴 어게인'을 추천한다.

# 플립(Flipped, 2010)

감독 : 로브 라이너
출연 : 매들린 캐롤(줄리 베이커), 캘런 맥오리피(브라이스 로스키), 존 마호니(쳇 던컨)
<멜로, 로맨스 / 90분 / 미국 / 12세 관람가>

"항상 전체 풍경을 봐야한단다. 그림은 단지 부분들이 합쳐진 게 아니란다. 소는 그냥 소이고, 초원은 그냥 풀과 꽃이고, 나무들을 가로지르는 태양은 그냥 한줌의 빛이지만 그걸 모두 한 번에 같이 모은다면 마법이 벌어진단다." -줄리 아버지-

앞집에 이사 온 브라이스를 보고 첫눈에 반한 줄리. 7살 때부터 이어온 사랑은 이들의 성장과 함께 한다.

그러나 브라이스는 그런 줄리의 사랑을 거부한다. 매일같이 말을 거는 것이 귀찮았고, 그녀 때문에 놀림을 받는 것이 싫었던 그는 왠지 모를 반항심에 그녀와는 정 반대의 매력을 지닌 여자아이와 사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을 숨기고, 줄리에게 상냥하게 대해준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 브라이스라는 사람의 평판을 중요시 했던 그로 인해.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지고 마는데···

플립은 아직은 미성숙한, 어른이라 하기도 애매한 두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이다. 브라이스와 줄리의 시선을 각각 보여주면서 두 남녀의 오해가 어떻게 쌓이는지, 그 오해를 서로 어떻게 생각하며, 풀리는 과정이 어떠한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결국에는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하게 된다. "나도 저렇게 누군가에게 오해로 자리 잡지는 않을까?"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의 다툼이라 해도 그 다툼 속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영화다. 두 남녀 간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줄리의 아버지와 채트 할아버지의 대사에도 초점을 두고 본다면 훨씬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2011)

감독 : 우디 앨런
출연 : 오웬 윌슨(길), 마리옹 꼬띠아르(아드리아나), 레이첼 맥아담스(이네즈)
<코미디, 멜로, 로맨스 / 94분 / 미국 / 15세 관람가>

"여기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길-

미래를 추구하는 진보적인 여성 이네즈와 결혼을 약속한 길. 하지만 그는 미래보다는 과거를 동경하던 사람이었다.

자신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이네즈. 그녀의 모습에 혼돈을 느끼고, 술에 취해 파리의 밤거리를 거닐던 그는 아주 오래된 모델의 차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클래식 카를 타고 도착한 곳에는 1920년대를 빛냈던 예술가들의 모습이 그의 눈앞에 펼쳐지게 되는데 그렇게 그는 매일 밤 12시에 그 시대로 달려간다.

그들과 행복을 나누던 그때 애드리아나를 만나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길은 예술과 낭만을 사랑하는 매혹적인 그녀에게 빠져들게 되는데…

소개된 작품 5개 중 가장 추천하는 영화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자신의 현재를 한탄하고, '아.. 옛날이 좋았는데' 라며, 과거를 동경하는 이들에게 던지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자신의 현재가 얼마나 특별한지와 지금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우리의 미래는 현재를 사는 '지금의 나'로 인해서 지금도 바뀌고 있다. 우디 앨런 감독 특유의 포근하고 편안한 연출과 믿고 보는 배우 오웬 쉴슨부터 마리옹 꼬띠아르, 레이찰 맥아담스, 애드리언 브로디까지! 탄탄한 배우진으로 '보는 맛'까지 사로잡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이다. (끝) / kelly77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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