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이 즐겨 쓰는 신조어를 마케팅에 동원하는 것도 최근 트렌드입니다. 최근 ‘혜자템’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혜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 은혜롭다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입니다. 이 혜자템을 활용해 ‘대박’을 낸 국내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인데요, 탤런트 김혜자 씨와 협업해서 ‘진짜 혜자템’을 내놓은 겁니다. 실명을 그대로 붙여 중의적 의미의 혜자템이라고 광고를 한 건데요, 매장 외부에도 환하게 웃는 김혜자 씨의 얼굴과 함께 ‘엄마의 마음을 입습니다’라는 광고문구를 달아놓았죠.
실제로 판매도 잘 됐다고 합니다. 스파오의 김혜자 협업 상품 중 ‘3D 발수 스니커즈’는 5500켤레, ‘경량 패딩조끼’는 4500벌이 팔렸다고 합니다. 출시 열흘 만에 기록한 수치치고는 아주 높은 편이죠. 이 제품이 눈길을 끄는 건 김혜자 씨가 제품 개발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그게 반영이 됐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말 출시한 3D 발수 스니커즈도 “발 모양에 잘 맞게, 매일매일 신어도 발이 편한 신발을 만들어달라”는 김혜자 씨의 요청을 수용해 개발했다고 합니다. 경량 패딩조끼도 가벼우면서 따뜻한 옷, 합리적 가격대의 옷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에 따라 제작됐다고 하네요.
스파오는 올 겨울까지 계속 ‘스파오X김혜자’ 협업제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단순히 ‘혜자템’을 밀기 위해서만은 아니고, ‘엄마의 마음으로 입혀주는 옷’을 브랜드 콘셉트로 강조하기 위함이죠. 또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월드비전을 통해 국제 아동 후원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는 15일에는 협업 상품으로 ‘혜자스러운 후리스(플리스) 집업’도 출시한다고 합니다. 태양광선을 열에너지로 바꿀 수 있도록 선샤워가공을 한 옷인데요, 햇빛 아래에 잠시만 있어도 옷 자체에서 온기가 나올 수 있게 제작했다는 설명입니다. 가성비 높은 ‘진짜 혜자템’의 인기가 겨울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끝) /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