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궁금해집니다. 왜 수능은 매년 ‘목요일’에 치르는 걸까요?
수능을 처음부터 목요일에 본 건 아니었습니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2014년 펴낸 ‘대학수학능력시험 20년사(1994학년도~2013학년도)’에 따르면 수능을 목요일에 치른 건 2006년, 즉 2007학년도 수능부터입니다. 기존에는 주로 수요일에 수능을 시행했습니다.
요일을 바꾸게 된 건 문제지 배송 문제 때문입니다. 수능 본부는 시험 3일 전부터 각 시·도로 문제지를 배송합니다. 수요일이 시험일일 때는 그 전 주 일요일부터 문제지를 배송해야 하는 거죠. 문제는 이날이 교통혼잡이 심한 주말이라는 겁니다. 평가원 측은 “주말 고속도로 교통혼잡으로 원활한 수송이 이뤄지지 않아 시험일을 수요일에서 목요일로 변경해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금요일에 수능을 치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시험 전에는 문제지를 배포했다면, 시험 후에는 답안지를 회수해야 하거든요. 교육부 대입정책과 관계자는 “수능이 끝나면 전국에서 답안지를 회수해 채점기관인 평가원으로 운송해야 한다”며 “금요일에 수능을 치르면 다음날이 토요일이라 배송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능 다음날이 평일이라 학생들이 학교로 등교한다는 점도 ‘목요일 수능’의 순기능으로 꼽힙니다. 학교에서 관련 상담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성적을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한국에서 수능은 일종의 성인식”이라며 “만약 금요일에 수능이 치러지면 다음날이 토요일이라 힘든 시험을 치러낸 아이들을 직접 만나서 다독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끝) /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