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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그룹 2세는 회사를 어떻게 바꿔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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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리 중소기업부 기자) 최근 서울 을지로에 있는 교원 내외빌딩에 특별한 사무공간이 생겼습니다. ‘C랩(C. LAB)’입니다. 교원 직원들은 이곳에서 호치민 시드니 파리 상파울루로 혼자만의 상상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각 도시의 콘셉트로 꾸며진 ‘생각캡슐’이란 공간을 통해서입니다. ‘작은 오페라 하우스’를 표방한 ‘C. 살롱’이란 공간도 있습니다. 강연과 공연 좌담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곳입니다. 긴 테이블을 배치한 ‘생각나눔터’에선 누구나 자유롭게 앉아 얘기하고 협업할 수 있습니다.

교원이 회사 내 이런 공간을 꾸민 것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협업을 장려하기 위해서입니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C랩은 연결(Connect) 협업(Collaborate) 창조(Create)의 실험실을 의미한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으고 공유해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역량을 키우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C랩 프로젝트를 이끈 것은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장남인 장동하 기획조정부문장(실장)입니다. 장 실장은 C랩을 만들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전문 공유 오피스와 선진 기업의 신개념 업무 공간 등을 면밀히 분석했다고 합니다. 장 회장은 작년 말 10년 만에 언론 간담회를 열고 “올해를 도약의 해로 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사업 전 부문에 걸쳐 딥 체인지(deep change)하겠다”고 했습니다. 장 실장은 모든 혁신의 출발점이 될 창조의 공간으로 C랩을 마련한 겁니다.

교원은 간담회에서 신성장동력의 키워드로 디지털교육 렌털가전 해외 사업을 내세웠습니다. 모두 장 실장이 관여하고 있는 사업 분야입니다. 2012년 교원 신규사업팀 대리로 입사한 그는 신사업 발굴과 비전 수립 등 미래사업을 담당했습니다. 교원의 디지털 멤버십 교육 상품인 ‘스마트 빨간펜’은 기획부터 참여해 2년 만에 20만 회원을 달성했습니다.

스마트 빨간펜을 발판 삼아 해외 진출도 추진중입니다. 지난해 8월 베트남 공기업(VNPT Media Corporation)과 아동용 교육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 올해 하반기 현지에서 스마트 영어 교육상품인 ‘도요새잉글리시’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국내 교육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형 학습관리 플랫폼을 해외에 수출하는 것으로 그룹 차원에선 해외 진출 토대를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6월엔 한국모태펀드에 90억원을 출자,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을 위한 투자사업에 나섰습니다. 교원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교육 가전 등 사업 분야에서 협력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입니다.

장 회장은 간담회에서 아들에 대해 “승계가 아직 구체적으로 이뤄지진 않았지만 맡은 일을 잘하면 회사를 물려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물려받게 될 교원이 앞으로 어떤 기업으로 성장할지 기대됩니다. (끝) /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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