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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가구로 만드는 소셜벤처 '페이퍼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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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이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소셜벤처 ‘페이퍼팝’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가구를 종이로 만들어 환경문제를 해결한다. 종이 가구는 유해물질이 없는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 재활용이 가능한데다 감각적인 디자인 덕분에 홈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페이퍼팝의 종이 가구는 책장부터 수납함, 데스크 파티션, 야외용 등받이 의자, 고양이 장난감 등 종류가 50여 가지에 이른다. ‘트렌드를 반영해 재빨리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 덕분에 페이퍼팝은 매달 1~2가지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박대희(32) 페이퍼팝 대표는 2013년 첫 창업을 하기 전까지 4년간 박스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했다. 당시 종이로 가구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연구 끝에 종이 책장을 만들었고, 특허까지 받으면서 창업으로 이어졌다.

“1인 가구는 보통 1~2년 주기로 이사를 하면서 1개 이상의 가구를 구입해요. 사용한 가구는 76% 가량이 버려지죠.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MDF 가구는 대부분 재활용이 되지 않고 폐기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1인 가구를 위한 종이 가구를 만들게 됐어요.”

페이퍼팝은 종이로 가구를 만들면 재활용도 쉽고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판단에서 시작됐다. 박 대표는 해외의 종이 가구들을 찾아보면서 더 재밌고 질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자부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창업하기 전에 회사를 다니면서 개발했던 제품이 있었어요. 당시에 1년 동안 굉장히 열심히 만들어서 박람회에 가지고 가면 다 팔릴 거라고 생각했죠. 200~300개 제품을 만들었는데, 단 한 개도 못 팔고 돌아와 전량 폐기한 적도 있었어요.”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지만 당시 결과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는 박 대표. 이후 제품 보완에만 매진했다. 계속해서 보완하고 개선한 종이 책장을 옥션에 올렸는데, 메인에 걸려 하루에 적게는 100개부터 많게는 300개씩 불티나게 팔렸다.

“그때만 해도 첫 제품에 비해 다음 제품이 훨씬 발전했다고 생각해 스스로는 만족스러웠어요. 하지만 쓴 소리도 많이 들었고 반품도 많이 받았죠. 몇 년 동안 개선해서 기능성과 품질을 높이는데 주력한 결과 종이의 소재도 강력해졌고, 발수코팅도 적용돼 물과 습기에도 강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어요.”

또한 연결부재를 개발해 공구 없이도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보통 가구를 만들 때 쓰이는 연결부재인 나사, 못 등은 종이에는 쓸 수 없기 때문에 플라스틱 연결부재를 개발했다. 디자인도 트렌디해졌다. 구조와 기능성을 강조했던 초기와 달리 디자인과 스토리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디자인을 강화했다.

“회사를 다녔으면 계속 박스만 만들었을 텐데 저희가 고생해서 기획하고 만든 제품을 고객들이 잘 써주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껴요. 좋은 평가를 해주는 분부터 저희 제품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해결책까지 제시해주는 분까지 한분, 한분이 기억에 남아요.”

지난 4월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던 토트 등받이 의자의 경우에도 피드백해 주는 이들이 많아 사이즈를 키우는 등 제품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고객들의 피드백이 기존 제품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신제품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박 대표.

힘들 때도 많았지만 점점 발전하는 제품을 보면서 계속 만들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박 대표는 지난 4월 사무실과 물류센터를 분리해 새로운 공간을 꾸리고 내년을 점프업의 한 해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향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페이퍼팝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외진출도 꾀하고 있다. (끝) / zinysoul@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페이퍼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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