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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통상전쟁에 새우등 터지는 아시아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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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국제부 기자)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 영향으로 아시아 증시가 불안불안합니다. 옛 속담처럼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격입니다.

그 중에서도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나라는 베트남입니다. 베트남 증시 VN지수는 17일 919.55로 한달만에 6.9% 급락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을 벌이면서 베트남의 경제성장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베트남의 1·2위 수출 상대국입니다. 베트남 수출에서 미·중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넘습니다.

싱가포르 STI 지수도 한달 전보다 2.6% 떨어졌습니다. 역시 통상전쟁이 주가 하락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싱가포르는 경제구조가 매우 개방돼 있어 통상전쟁이 지속될 경우 영향을 많이 받을 나라로 꼽힙니다. 싱가포르는 통상전쟁의 당사자인 중국과의 교역량이 연간 1000억달러가 넘습니다.

대만 자취엔지수는 한 달 사이 1.1% 하락했습니다. 하락 폭이 크지는 않지만 대만도 무역의존도가 높아 통상전쟁이 지속되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작 통상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주가는 상승세입니다.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지난 16일 2만5064.36으로 마감했는데, 한달 전보다 0.3% 높은 수치입니다. 나스닥지수도 지난 16일 7805.72로 한달 전보다 0.8% 올랐습니다.

중국 증시는 약세입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한 달 사이 3.8% 하락했습니다. 통상전쟁에서 승자는 없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반응으로는 미국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공세에 직접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같은 주식시장 흐름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어떨까요.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8일 2376.24에서 이달 17일 2297.92로 한달 새 3.3% 하락했습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얼마 전 통상전쟁이 한국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했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그렇지가 않은 것이죠.

한국은 경제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특히 중국과 미국은 한국의 1·2위 수출 상대국으로, 두 나라가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합니다.

미국은 지난 6일 중국산 수입품 500억달러어치에 고율 관세 부과를 시작한 데 이어 2000억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도 예고했습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에 대해서까지 전방위적 통상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미국이 통상전쟁의 전선을 넓히고 있다는 점과 수출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끝) /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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