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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포노믹스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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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아침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게 힘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알람을 10여개를 맞춰놓는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수면이 부족한 현대인들을 위한 눈에 띄는 마케팅이 늘고 있습니다. 이른바 ‘슬리포노믹스’라고 부르는 ‘수면산업’은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짧게 자더라도 질 좋은 수면을 취하기 위해 지갑을 여는 사람들, 점심시간을 이용해 낮잠을 자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신종 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슬리포노믹스는 이미 미국에서만 20조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올해 3월 미국 뉴욕에선 ‘낮잠카페’라고 불리는 ‘Nap York’가 문을 열었고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하죠. 일본에서도 캡슐 호텔을 1인용 수면공간으로 만들어 30분에 12달러를 받고 낮잠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고요. 잠이 부족한 직장인들이 편하게 누워서 쪽잠을 자기에 제격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연 ‘숙면 연구소’가 대표적이죠. 화장품 브랜드가 웬 숙면연구소냐고요? ‘건강한 아름다움’이라는 브랜드 철학에 맞춰 스트레스, 열대야 등으로 잠 못 드는 직장인들의 숙면을 돕겠다는 취지라고 합니다.

이 숙면 연구소는 총 3개 층으로, 1층에선 닥터자르트가 수집한 숙면에 관한 정보들, 침대와 침구로 구성한 공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2층 테라스에서는 숙면에 도움을 주는 식물들로 구성한 정원을 둘러볼 수 있는데요, 시각적, 후각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3층은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 공간으로, 20분 가량 ASMR 사운드를 들으면서 쉴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숙면을 앞세운 마케팅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영화관 CGV는 점심시간에 낮잠을 잘 수 있는 ‘시에스타’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죠. 영화티켓 값 정도의 돈을 지불하면 다리를 뻗고 잘 수 있는 리클라이너 좌석과 음료, 담요, 슬리퍼까지 제공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최대 90분까지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딱 점심시간을 활용하기 좋다고 하네요. 직장인들이 많은 CGV여의도점에서 처음 선보인 뒤 반응이 좋아 10개월 만에 이용률이 65% 증가했다고 하죠.

이밖에도 숙면에 도움이 되는 푹신한 침구류, 무중력상태로 만들어주는 전동침대 등 슬리포노믹스 산업은 점점 커지는 모습입니다. 현대백화점이 소프라움과 협업해서 만든 ‘듀벳바’에서는 체온, 수면상태, 자세 등에 따라 침구류를 맞춤으로 제공해준다고 하니 앞으로는 얼마나 더 개인화된 숙면 관련 제품, 서비스가 나올지 주목됩니다.(끝) /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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