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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체들이 리조트룩에 꽂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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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여름이 코 앞입니다. 낮엔 28~29도를 웃돌 정도로 더워지면서 벌써부터 ‘휴양지 패션’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리조트룩으로 부르는 옷들은 하늘거리는 원피스, 길이가 긴 치마, 품이 넉넉한 블라우스 등 주로 몸에 붙지 않는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대기업의 대형 브랜드뿐 아니라 디자이너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요즘 패션업계는 ‘리조트룩’이 대세입니다.

이청청 디자이너의 여성복 브랜드 ‘라이’(LIE)는 최근 ‘리조트웨어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여성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로맨틱한 프릴 디자인과 언밸런스 스커트 등을 내놨죠. 휴가지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평소 출근용으로도 입을 수 있도록 원피스, 블라우스 등도 출시했습니다. 시원한 소재를 사용하고 시원해보이는 색을 스트라이프로 섞는 등 여름철에 맞게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특히 스트라이프 롱 스커트는 사선으로 블랙 포인트를 넣고 언밸런스 기장을 사용하는 등 다리를 길어보이게 제작했습니다. 배색 리본을 어깨에 단 스트라이프 원피스도 주력상품이라고 합니다. 가을, 겨울 옷을 주로 내놓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여름철을 겨냥해 리조트룩을 다양하게 선보인 건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름을 맞아 대기업들도 분주해졌습니다. 휴가철인 여름엔 가격이 싼 티셔츠 한두 벌 정도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패션업계의 매출이 가장 적은 비수기로 꼽힙니다. 이때를 겨냥해 ‘휴양지에서 입기 좋은 리조트룩’을 대거 내놓은 겁니다. 디자이너 여성복 브랜드 ‘럭키슈에뜨’는 5월부터 일찌감치 리조트룩 선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하늘거리는 맥시 원피스, 밀짚모자, 비닐 소재의 투명 PVC백 등을 예약판매했는데 대성공이었습니다. 2~3차 리오더에 들어간 원피스, 밀짚모자 등은 지금도 예약 판매를 받고 있죠.

가격대가 좀 더 저렴한 여성 캐주얼 브랜드 ‘보브’도 리조트룩 출시를 예년보다 앞당겼습니다.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반팔 티셔츠, 치마, 원피스, 밀짚모자 등을 작년보다 15% 이상 더 많이 생산했다고 합니다. 가격대는 기존 보브 제품보다 20%가량 저렴하게 책정해 젊은층을 겨냥했습니다.

패션업계에서는 여름철 비수기를 어떻게 이겨내는지는 리조트룩 판매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차피 가을·겨울 신제품 생산에 주력해야 되는 한여름엔 ‘남는 장사’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휴가를 떠나기 전, 화려한 디자인과 쨍한 색감의 원피스 한 벌 사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죠. 국내에서만 1조2376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일본 SPA(패스트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올해 처음으로 리조트룩 컬렉션을 출시한 것만 봐도 리조트룩이 대세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과연 올 여름 리조트룩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끝) /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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