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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휴식이 필요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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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BP) 우리는 그동안 진정한 휴식을 취하는 법을 잊고 살아왔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타임아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생산성이나 성과를 더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들이 쏟아지고,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더 잘 쉬는 것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휴식은 뒤로 밀려났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온오프 세상에서 휴식이란 일과 반대되는, 즉 일의 부재를 의미한다. 언제부터인가 쉼 없이 일하는 것이 당연시됐고 이런 과도한 노동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휴식 없는 삶은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방해하고 재충전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알렉스 수정 김 방은 이 책을 통해 휴식의 중요성을 깨달으면 삶의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을 더 잘한다는 말은, 일을 더 많이 한다는 말이 아니라 ‘덜 일하고 더 쉰다’는 의미다. 바쁘게 일해야 성과와 연결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며 휴식을 소극적인 행동으로 여기는 것은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으로의 변화를 막고 있는 것이다. 그는 휴식을 단순히 일의 반대 개념으로만 생각할 때, 휴식이 진지한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기피의 대상이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일과 휴식의 관계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 휴식은 일의 동반자라는 것, 그리고 일과 휴식은 상호보완적이며 서로를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긴밀한 관계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안식년을 보내는 새로운 변화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당시 그는 실리콘밸리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이 기간 동안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어서 놀랐다고 한다. 그래서 탁월한 성과를 내려면 과로와 긴 시간이 필수라는 일반적인 통념에 의문을 갖게 됐다. 그는 창의적인 인물들의 놀라운 성취 뒤에는 맹목적인 근면·성실이 아니라 계획적이고 효과적인 휴식이 있다는 사실을 풍부한 역사적 사례와 철저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해냈으며, 마침내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작가, 과학자, 사상가 등이 휴식에 대해 얼마나 엄격하고 진지했는지 밝혀낸다. 윈스턴 처칠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매일 규칙적으로 낮잠을 잤던 것, 찰스 다윈이 몇 시간이나 긴 산책을 즐겼던 것, 빌 게이츠가 일주일 동안 외딴 오두막에 틀어박혀 홀로 시간을 보냈던 것, 이 모든 것을 저자는 ‘의도적 휴식’이라고 정의하며, 이러한 의도적 휴식이야말로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며 창의적인 성과를 내는 비결이라고 전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루고 창의성으로 가득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진지하게 휴식에 임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의 성과는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 결정된다! 우리는 더 똑똑해지기 위해, 더 창의적이기 위해, 더 행복해지기 위해 일과 휴식을 조화시키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 그들은 휴식을 일종의 기술로 파악하고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휴식 방법을 찾아냈다.

· 그들은 휴식을 새로운 자극과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했다.

· 그들은 세심하게 휴식을 계획했다. 하루 일과 중 휴식 시간을 반드시 넣었다.

· 그들은 휴식을 쓸모없는 시간으로 여기지 않았다. 휴식을 창의성의 원천으로 생각했다.

이 책은 완벽하게 쉬고 집중적으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낮잠, 산책, 의도적인 멈춤 등의 방법을 제안한다. 윈스턴 처칠, C.S.루이스, 마리 퀴리 등을 거론하며 이들이 ‘산책’을 통해 생각이 막힌 일의 돌파구를 찾았다고 말한다. 수많은 사상가에게 산책은 정신을 맑게 해주고 문제 상황에 대해 신선한 시각을 갖도록 해주며 창의적인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실제로 역사 속의 유명한 철학자와 작곡가, 예술가들은 저녁 산책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헝가리 발명가 루비크 에르뇌는 다뉴브 강을 따라 산책하는 도중에 루빅 큐브를 만들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베토벤은 몇 시간씩 빈의 거리를 서성거리다가 전원교향곡을 작곡했다. 오늘날에도 산책은 실리콘밸리의 인기 있는 재충전 방법 중 하나다. 스티브 잡스는 나무들이 늘어선 팔로 알토 거리를 거닐면서 회의를 하고, 우버를 설립한 트래비스 칼라닉은 회사에 있는 실내 트랙을 일주일에 64km씩 걷는다.

헤밍웨이,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작가들은 어느 시점에서 글을 멈추고 다음날 다시 시작하는 작업 방식에 익숙했다. 많은 사람이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전부 마치고 나서야 겨우 쉴 생각을 하지만, 중간중간 휴식 시간을 끼어 넣고 목록도 교체해가면서 일을 실행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시드니정신센터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어진 과제에 계속 매달리는 것보다 휴식을 취하거나 딴짓을 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일과 휴식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휴식은 그야말로 일의 파트너이기 때문에 잘 쉬어야 일도 잘할 수 있다. 우리가 휴식을 일과 동등하게 취급할 때, 제대로 보람 있는 휴식을 매일, 매년 취할 수 있을 때, 삶은 더욱더 풍요롭고 충만해질 것이다. (끝) / 출처 한경BP

오늘의 신문 - 2024.04.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