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투자컨퍼런스(AIC) 행사장에 인기 걸그룹 ‘레드벨벳’이 나타났다. 히트곡 ‘빨간 맛’에 맞춰 화려한 안무를 선보이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올해 21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세계적 석학들과 투자자들이 참석해 아시아 지역의 투자기회 및 트렌드에 대해 정보를 나누는 자리다. 이곳에 레드벨벳이 출연한 것은 코스닥 상장사인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이 ‘한국 대중문화의 부상, 케이팝은 세계를 제패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특별세션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발표자로 나선 한세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케이팝은 글로벌 문화 트렌드를 이끌 산업”이라며 “5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케이팝 시장이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5년간 미래의 스타를 찾아 러시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세계 20여개국에서 오디션을 진행했다”며 케이팝이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한 대표의 발표에 이어 레드 벨벳의 공연을 보고 에스엠 JYP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사들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한류가 최근 되살아나면서 엔터테인먼트 종목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달들어 지난 23일까지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에스엠을 209억원, JYP엔터테인먼트를 2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올들어 주가 상승률은 에스엠이 23.05%, JYP엔터테인먼트가 49.81%에 달한다.
지인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에 대해 “레드벨벳,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엑소, 샤이니 등 간판 그룹들이 활동을 재개하면서 올해 매출은 5500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목표주가는 5만2000원을 제시했다.
레드벨벳은 오는 31일부터 북한을 방문해 두 차례 공연을 펼칠 우리 예술단에 포함됐다. 걸그룹을 대표해 참가하는 레드벨벳이 북한 주민 앞에서 히트곡 ‘빨간 맛’을 부를지도 관심이다. (끝) /beh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