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취재 뒷 얘기

'사이버 슈퍼파워' 야망 드러낸 중국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허란 국제부 기자) 연산 처리 속도가 빠른 ‘슈퍼컴퓨터’는 국가 안보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여전히 최대 소비처는 정부죠. 국가의 자존심을 뒷받침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 가장 빠른 컴퓨터의 대부분이 미국 제품이거나 적어도 미국산 칩을 사용했죠. 하지만 이젠 옛말이 됐습니다.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를 집계하는 ‘Top500’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 500개 가운데 202개(35.4%)가 중국 제품이고, 143개(29.6%)가 미국 제품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국 컴퓨터 상당수는 여전히 미국산 칩을 사용하고 있지만, ‘선웨이 타이후 라이트’는 중국에서 만든 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우시 국가슈퍼컴퓨팅센터가 보유한 이 슈퍼컴퓨터는 세계에서 가장 빠릅니다. 초당 9경3014조번 덧셈과 뺄셈을 하는 93 페타플롭스(petaflops: 초당 1000조회 연산)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Top500의 순위를 기술 리더십의 지표로 여기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야망을 드러내고 있네요. 똑똑한 인재와 돈, 순위에서 드러난 것처럼 야망까지 있는 누군가라면 해낼 수 있죠. 중국은 고등교육 졸업자 가운데 이공계(STEM) 비중이 6%로 미국(1%)을 훨씬 앞서고 있습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를 좀 더 확장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는 중국을 ‘사이버 슈퍼파워’로 만드는 것을 얘기합니다. 이렇게 되면 인공지능, 퀀텀 컴퓨팅, 반도체, 5G(5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 세계 선두가 될 것입니다. 합성생물학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물론이고요. 지난 30년간 중국이 유럽, 일본, 미국에 필적하는 기술적 역량을 갖게 됐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중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 합니다. (끝) / why@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