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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비기닝샤워콘서트’를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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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 장종원 대학생 기자) 올해 스무 살이 돼 궁금한 것도, 두려운 것도 많은 이들을 위해 마련된 토크 콘서트가 있다. 스무 살과 서른 살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2030 비기닝샤워콘서트’. 이 시대의 스무 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는 비기닝샤워콘서트 기획자 박보민 그렌델 대표를 만났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 달라.
“89년생으로, 올해 30살이 됐다. 현재 작은 프로젝트들을 기획하는 기획자이자 예술 공동체인 그렌델의 대표를 맡고 있다.”

-‘비기닝 샤워 콘서트’가 무엇인가?
“‘스무살과 서른살의 비기닝샤워 콘서트’는 인생의 또 다른 장을 여는 두 집단(20살의 99년생 여성, 30살의 89년생 여성)의 시작을 서로 ‘수평적 구조’에서 축하해 주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올해 20살과 30살이 된 이들의 토크콘서트다.”

-콘서트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원래 취지는 20살과 30살이 수직적 구조가 아닌 수평적 구조에서 만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공통사가 있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공통사를 여성으로 정했다. 그래서 20살 여성과 30살 여성이 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얘기를 나눠보는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에서 여성이 가지는 위치, 그리고 2016년부터 화두가 된 페미니즘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아직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주제인데 이러한 불편한 주제를 편하고 자유롭게 얘기 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행사는 어떻게 진행되나?
“우선 참여자들이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다음으로 ‘몸의 정치학’이라는 강의가 진행된다. 강의 역시 강사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형태가 아니라 참가자들이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형태다. 이어 ‘생리대에 대한 고찰’을 갖는 시간을 마련했다. 다 같이 모여서 내 몸을 위한 건강한 면 생리대를 만들면서 ‘여성’이라는 주제로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또 89년생 4명이 자신들이 보낸 20대 이야기를 10분 릴레이토크로 풀어나간다. 올해 99년생은 20대를 맞이하고, 89년생은 20대를 지나왔다. 따라서 20대라는 공통관심사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 89년생들이 겪었던 실패를 99년생들이 안전하게, 또는 충분히 예상하면서 겪어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89년생 언니들이 동네언니처럼 편하게 이야기해주고, 99년생들의 궁금한 점도 풀어나갈 수 있는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몸의 정치학’이라는 강연 주제가 눈에 띈다.
“‘내가 나의 몸에 대해 올바르게 주권 행사를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다. 또 남자다운 것, 여자다운 것이란 무엇인지, 성별에 대한 얘기를 나눠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사실은 이 주제를 여성들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남녀모두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는 예민하거나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가장 공감을 할 수 있는 여성들부터 시작해 차츰 발전시켜 추후에도 장기 프로젝트처럼 진행할 계획이다.”

-자신이 스무 살이라면 서른 살에게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사실 스무 살 때는 서른 살이 정말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른 살이 되셨는데 얼마만큼 자리 잡으셨나요?’ 라는 질문을 할 것 같다. 상투적이지만 나는 스무 살 때 20대 중반이면 충분히 자리를 잡고, 서른 살이 되면 결혼을 해서 아이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을 지난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헤매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가장 해보고 싶은 일, 하지 않을 일은 무엇인가?
“우선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지금 나의 인생을 똑같이 한 번 더 살아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 인생이 편한 삶은 아니었던 것 같다. 우울증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도 해봤고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아서 20대를 밝게 보낸 것 같지만은 않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러한 고민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그때 겪지 않더라도 어차피 30살, 40살 때 겪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장 하지 않을 일은 나 자신을 미워하는 것이다. 지금도 꾸준히 나 자신과 계속 싸우고 있지만 옛날만큼 나를 미워하고 싶진 않다. 자신을 미워하는 친구들에게 ‘이제 그만 미워하고 너 자신을 사랑해봐’ 라고 말해주고 싶다. 쉽진 않겠지만 조금씩 자신을 덜 미워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게 하고 싶다.”

-스무 살과 서른 살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행어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웃음) 유행어를 잘 몰라서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는 나 자신을 볼 때 차이를 느낀다. 마음은 아직도 스무 살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올해 스무 살이 된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깊게 고민하지 않고 그냥 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금전적 여유, 학업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고 마음 한 구석에 가지고 있는 것보다 일찍이 경험을 해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특히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할 때는 주저 없이 좋아하는 걸 선택하길 바란다. 잘하는 것은 내가 잘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할 수 있지만, 좋아하는 건 그것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거나 관심사가 바뀌면 다시 경험해볼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지금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그걸 꼭 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또 그걸 실행하기까지 크게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머리로 생각하는 공포는 막상 실제로 부딪쳤을 때 그렇게 공포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막상 부딪쳐보면 헤쳐 나갈 수 있고 감내할 만한 고통이다. 그리고 그렇게 부딪치면서 그 안에서 내가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것, 좋아하지만 더 잘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참조) 2030 비기닝샤워콘서트
모집 대상 : 99년생과 89년생 여성
일시: 2018년 2월 10일 오후 1시 30분~4시 30분
장소: 인천광역시 남구 석정로 229(도화동 76-16) 제물포스마트타운 15층 유유기지
참가비: 무료
참가 신청: 인천청년공간 유유기지 사이트(inuu.kr), 선착순 30명 마감
(끝) / yena@hankyung.com

비기닝샤워콘서트 기획자 박보민 그렌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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