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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는 패션 디자이너들의 무대를 미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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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파리, 뉴욕 등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정욱준 디자이너는 남성복 ‘준지’(Juun.J)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남다른 패턴과 재단, 색감과 실루엣을 잘 쓰는 것으로 유명하죠. 그를 배출한 학교는 바로 패션전문학교 ‘에스모드 서울’입니다. 176년 역사를 가진 ‘에스모드 파리’의 서울 분교죠. 한국에선 1989년 설립된 뒤 작년까지 총 2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합니다. 정 디자이너뿐 아니라 수많은 졸업생들이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그룹형지, 세정 등 유명 패션기업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의상 디자이너와 소재 디자이너, 패턴 제작자, MD(바이어), 코디네이터, 패션잡지 에디터 등 다양한 직종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이 학교의 최대 행사는 바로 졸업작품 발표회입니다. 패션스쿨답게 학생들의 옷을 모델에게 입혀 패션쇼 형태로 발표를 합니다.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27회 졸업생들도 지난 14일 발표회를 열었습니다.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 전공을 한 61명의 학생들이 총 214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모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심하게 공을 들인 것은 물론 자신의 개성에 맞는 음악을 선곡해 마치 기성 디자이너들의 무대를 보는 듯 했습니다. 물론 프로페셔널한 완벽한 무대였다고 할 순 없지만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무대였습니다.

패션쇼가 끝난 뒤엔 수상자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올해의 대상은 중국 나시족에서 영감을 받아 여성복을 만든 남민정 학생이 받았습니다. 유목생활을 통해 자연,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나시족의 생활상을 담았다고 합니다. 이번에 선보인 옷들의 95%를 천연소재로 만들었는데, 특히 한지데님, 한지가죽, 한지실을 활용한 것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새의 날개짓에서 착안한 둥그스름한 소매는 품이 넉넉해 그 자체가 구조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지실로 엮어 만든 니트는 묵직한 느낌과 가벼운 무게감을 동시에 표현했죠.

패턴이 우수한 작품에 주는 금바늘상은 여성복을 만든 김솔이 학생이 수상했습니다. 기존의 옷을 찢어 새롭게 묶어서 형태를 잡고 튀는 색상을 포인트를 넣는 등 과감한 디자인을 선보였죠. 남성복을 만든 서유승, 홍성혁, 이상근, 윤영승, 권민수 학생은 각각 지오지상과 준지상, 좋은사람들상, 로피시엘옴므상, YKK상을 받았습니다. 여성복 전공을 한 이슬비와 김태희, 안혜은 학생은 각각 패션그룹형지상, 주한프랑스문화원장상, 프로모스틸상을 수상했죠. 여성복 전공자 김주현과 남성복 전공 김인호 학생은 울을 소재로 한 우수 작품에 주는 울마크 상을, 아동복을 제작한 이아영과 유혜진 학생은 동동최우수상, 동동우수상을 각각 수상했습니다. 에스모드 파리 4학년 과정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 에스모드 인터내셔널상에는 안혜은 학생이 중복 선정됐다고 합니다. 앞으로 K패션을 주도해나갈 열정적인 학생들의 무대를 보고 나니 저 역시 가슴이 뛰었습니다. 지금은 ‘학생’으로 불리지만 몇 년 뒤엔 과연 어떨까요. 그들의 미래를 응원합니다.(끝)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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