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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보다 더 값진 구둣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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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윤 리더스컴 대표) 나는 종종 거리의 구둣방을 애용한다.

"그 사람의 성격을 보려면 구두를 보라!" 는 말처럼 왠지 구두가 더러우면 좀 찜찜하고 하루일진이 잘 안 풀릴 것 같아서다. 그래서 구두를 신는 날엔 꼭 구둣방에 가는 걸 내 첫 일과로 해뒀다.

하지만 내가 구둣방에 들르게 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구두를 닦는 짧은 시간 동안 구둣방 안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사다.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는 어느 고관대작이나 성공한 멘토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보다도 소중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삶의 족적은 꼭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더 정겹고 공감이 가서다. 자기를 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을 구둣방은 넉넉히 제공해준다.

어느 날엔가는 구둣방에서 구두명장 출신을 만나 스스로 하는 구두세정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또 암 투병 중에도 열심히 살며 위기를 극복한 생생한 스토리도 경청했다. 그 이야기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나의 낭비적 일상의 일부분을 반성케 했다.

나는 이 구둣방에서 단돈 4천원에 깨끗한 구두를 돌려 받는다. 그리고 TED보다 찬란한 15분의 교훈을 얻고 구둣방에서 나온다. 마치 마법 같은 큐브에서 말끔히 나오는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이 마법 큐브 같은 거리의 구둣방을 가보는 걸 권한다. 어쩌면 작고 허름한 구둣방에서 솔로몬의 지혜처럼 반짝이는 경영의 열쇠와 사업의 아이디어를 선물받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4.27(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