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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코리아의 `플래너` 마케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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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매년 연말 즈음이면 어김없이 출시되는 ‘스타벅스 플래너’. 2004년부터 시작한 스타벅스 플래너 증정 이벤트는 올해로 14회째를 맞으며 갈수록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팬톤(PANTONE)’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색상의 플래너가 출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반응이 더욱 뜨겁다. 스타벅스코리아의 플래너 증정 이벤트는 두 달 여간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 모두 17잔의 음료를 마시고 ‘이(e)-스티커’를 모두 모은 고객에게 플래너를 증정한다. 스타벅스는 10월 27일 플래너 출시 후 이벤트로 일주일(11월 2일까지)만에 음료 17잔을 마시면 플래너 2권을 줬는데, 올해는 참여자가 전년 대비 42%나 늘었다.

올해 스타벅스 플래너 프로젝트매니저(PM)를 맡은 전병재(35)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팀 과장을 만나 스타벅스코리아의 플래너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케팅팀의 ‘청일점’… 주 고객층인 여성의 마음을 읽다

전병재 과장은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팀의 ‘청일점’이다. 스타벅스 플래너 프로젝트는 매년 담당자가 바뀌는데, 올해는 최근 4년 만에 처음으로 남성인 전 과장이 PM을 맡았다. 전 과장은 “스타벅스 이용 고객과 플래너 사용자 대부분이 여성이다 보니, 주변 여성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다”면서 “평소에도 주 고객층인 여성을 이해하기 위해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카페나 브랜드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플래너’는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1년 동안 스타벅스를 많이 찾은 단골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이벤트다. 매년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플래너를 출시하기 위해 전담 PM은 연초부터 기획을 시작한다.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지난해 출시됐던 플래너에 대한 고객들의 의견을 검토하고, 트렌드 수집을 위해 국내외 출장도 다닌다.

또 플래너 제작 공정을 직접 확인하며 최종 확정되는 플래너가 나오기까지 200여 권의 디자인과 품질을 검수하는 과정도 거친다. 전 과장은 “올 초 플래너를 처음 기획하면서, 지난해 플래너를 이용한 고객들이 어떤 점을 좋아하고, 아쉬워하는지를 꼼꼼히 조사했다”며 “많은 고객들이 품질이나 내용 구성 등 플래너의 기능 뿐 아니라 어떤 색상의 다이어리를 가졌는지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을 보고, 올해는 컬러에 중점을 두고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글로벌 색채 전문기업 팬톤과 협업해 5가지 색상으로 플래너를 제작했다. 따사로운 아침 햇빛을 닮은 ‘멜로우 샤인’, 흐드러진 꽃잎을 표현한 ‘블루밍 페탈’, 상쾌한 오후 뭉게구름 같은 ‘미스틱 클라우드’, 로맨틱한 노을을 연상시키는 ‘선셋 블러쉬’, 한밤 중 올려다 본 짙은 밤하늘을 닮은 ‘미드나잇 스카이’ 등 5종이다. 전 과장은 “플래너 하단의 흰색 블록에 컬러마다의 고유 이름 또는 코드가 적혀 있는 직사각형 컬러칩이 있어 팬톤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스타벅스는 동일 색상의 전용 파우치를 함께 제공한다. 전 과장은 “지난해 볼펜을 추가 아이템으로 제공했듯이, 올해도 고객들이 좋아할만한 아이템을 고민하다 플래너나 개인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파우치를 함께 제공하게 됐다”며 “올해 플래너 콘셉트인 컬러를 더욱 강조하고 색상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인 것 같아 만족한다”고 웃어 보였다.

이와 함께 편의성과 활용도에 대한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 플래너 내지를 ‘위클리’와 ‘데일리’ 두 가지 타입으로 구성하고, 앞부분에는 한 해의 목표를 정리해볼 수 있도록 팬톤 컬러칩 모양을 딴 ‘2018년 위시 리스트’ 페이지를 특별히 삽입했다. 또 그동안의 고객 선호도를 바탕으로 플래너를 세 가지 사이즈로 준비했다.

이 밖에도 플래너에는 소중한 친구와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티바나, 콜드 브루, 블렌디드(프라푸치노) 음료 구매 시 동일한 음료 한 잔을 무료로 제공 받을 수 있는 쿠폰 3종이 포함돼 있다. ‘2018 스타벅스 플래너’는 5종 모두 별도 구입을 원하는 경우 권당 3만2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플래너 교환을 위해서는 17잔의 음료를 마셔야 합니다. 17잔은 스타벅스의 단골 고객들이 일주일에 평균 2번, 한 달에 8번을 방문하는 것을 기준으로, 약 두 달 간의 행사기간 동안 17잔을 소비한다는 판단에서 정해졌어요. 또 올해는 스타벅스 개점 18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스타벅스 플래너 제공 및 판매 시마다 18원, 음료 한 잔 판매 시 18원, 크리스마스 원두 판매 시 180원씩을 적립해 최대 1억8000만 원의 기금을 조성,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스타벅스의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고객과의 유대감’

전 과장은 올해 10년차 마케터다. 스타벅스코리아에서 근무한지는 2년째다.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팀은 여러 유관부서들과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스타벅스에서 연중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모션들과 온·오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기획하고 실행한다. 플래너 기획은 물론이고, 온·오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채널 운영 및 관리, 신규상품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전사 프로모션, 판촉물을 포함한 다양한 시즌 이벤트 업무, 스타벅스 회원, 카드 마케팅 등을 진행한다.

플래너 뿐 아니라 스타벅스의 ‘굿즈(goods)’ 마케팅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 과장은 “스타벅스 마케팅은 단순히 마케팅팀이 잘해서가 아니라 고객과의 접점인 매장의 파트너 한 명 한 명이 브랜드의 가치를 몸으로 느끼고, 이를 잘 전파해주기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마케팅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고객과의 유대감이다. 지속적으로 고객들의 피드백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낸다. 그 일환 중 하나가 ‘마이스타벅스리뷰’라는 모바일 설문 조사다. 이 조사에 참여한 10만 여 명의 고객 피드백 의견은 스타벅스 마케팅 운영 방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보다 스타벅스와 함께 고객들이 어떻게 즐기실 수 있는지 연구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러키백’과 ‘해피아워’ 등 스타벅스의 대표적인 이벤트 역시 고객들에게 의외의 기쁨을 안겨주는 것이 목적이죠.”

“마케터, 유연한 사고와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세요”

전 과장은 마케터로서 갖춰야할 것으로 ‘사고의 유연성’과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을 꼽았다. 그는 “일에 있어 정답은 없겠지만, 마케터로 근무하며 항상 되뇌는 것은 ‘모든 정답은 고객에게 있다’는 것”이라며 “나의 감각에 의존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기획하고 진행하기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트렌드를 잘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객의 의견이 매우 다양하고 트렌드 또한 빠르게 변해 유연한 사고가 필수다.

그는 “마케터로서 고객에게 새로움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마케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케팅은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유대감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스타벅스 브랜드가 고객과의 유대감을 더 높일 수있도록 고객 피드백에 귀를 기울이며 계속 노력해 나갈 겁니다.” (끝) / yena@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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