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종합 대책, 대외건전성 점검 결과 등에 관한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이 총재의 생일이기도 했습니다. 이 총재의 생일은 음력으로 1952년 7월 24일입니다. 양력으로 치면 9월 14일입니다.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공식 간담회 일정이 모두 끝난 후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 김 부총리가 이 총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케이크를 꺼냈습니다. 대변인조차 몰랐던 말 그대로 ‘깜짝 축하’였습니다. 김 부총리가 이 총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손수 준비한 케이크라고 합니다.
참석자들은 케이크를 잘라서 나눠먹고 이 총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느라 예정된 간담회 시간이 30분 정도 지나서야 회의실을 나왔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직원들도 몰랐던 깜짝 축하였다. 갑자기 큰 박수소리가 들려서 당황했다”고 전하더라고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두 기관의 수장인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돈독한 친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딱히 학연이나 지연 등의 연관이 없지만 10년 전부터 친밀한 인연을 나눠오고 있습니다. 김 부총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의 재정경제비서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한은 부총재보였던 이 총재와 업무 상대로 만났습니다. 각종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그 이후로도 친분을 이어왔다고 합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부총리가 아주대 총장으로 취임했을 때 이 총재가 직접 취임을 축하해주는 등 각별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때는 예상보다 업무보고가 일찍 끝나자 김 부총리가 이 총재에게 ‘저녁을 함께 하자’고 제안해 ‘저녁 번개’가 성사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김 부총리는 “가계부채 급증세가 지속되면 거시경제정책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면밀한 실태 조사를 토대로 취약차주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가계부채 연착륙 유도에 중점을 둔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달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김 부총리는 간담회 시작에 앞서서는 “새 정부에선 서별관 회의 대신 주제별 경제현안간담회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사항 있을 때 청와대, 한은과 같이 필요한 주제를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끝)/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