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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 있는 서울의 찻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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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 김영찬 대학생 기자) 이제 우리와 ‘카페’는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카페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주는 여유의 공간이자 휴식의 공간이 돼 주기도 하고, 연인과 함께 가는 카페는 로맨틱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매일 거쳐야 하는 일상이 돼 버린 지 오래다. 하지만 가끔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매일 마시는 커피, 좀 싫증 난 데 커피 대신 차는 어떨까?’ 커피 한 잔이 주는 즐거움 못지않게 차 한 잔이 주는 즐거움 역시 클 것일 텐데 말이다.

찻집의 분위기는 카페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흐를 것만 같고, 시간과 함께 짙어지는 차향기와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카페와 비교하면 찻집을 찾는 일이란 쉽지 않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찻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 앞으로 소개하고자 할 곳은 좋은 데이트 코스이다. 혹여나 데이트 코스를 고민하는 분이 있으시다면 참고하시길 바란다.

성북동, ‘수연산방’

수연산방은 도심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수연산방은 대학로에서 버스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고, 광화문에서도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만 내면 갈 수 있다. 도심과 가까운 거리에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연산방은 북한산이 선사하는 여름의 싱그러움을 한껏 받고 있었다. 또한, 찻집 건물이 옛 그대로의 한옥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기에 멋스러움을 더하고 있었다.

수연산방은 ‘패강랭’과 ‘문장강화’로 유명한 상허 이태준 선생의 고택이다. 이태준 선생의 손녀가 할아버지의 옛집을 찻집으로 단장한 것이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북한산 자락을 구경하며 즐기는 전통차는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나 있는 기분을 들게 했다. 특히 가장 인기가 많은 자리는 사랑방이다. 사랑방은 북한산 자락이 더욱 잘 보이기 때문이다. 찾기 쉽지 않은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이에 비롯하지 않나 생각한다.

찻집의 구성은 간단하다. 메뉴는 유자차, 대추차, 생강차 등의 전통차와 단호박으로 만든 빙수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유자차와 단호박 빙수를 주문했는데, 현대의 자극적인 맛과 대조되는 건강한 맛이 일품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조금 가격대가 비싸다는 점이다. 하지만 고즈넉한 한옥이 선사하는 고요함과 북한산의 경치가 있기에 아깝지 않았다. 시간의 흐름을 벗어나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익선동, ‘프루스트’

최근 인기 장소로 떠오르고 있는 익선동. 그래서 그런지 익선동은 젊은이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익선동의 가게들은 한옥을 개조해 만들어져 한국적인 멋과 이국적인 멋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렸을 적에 봤었던 골목의 느낌과 구멍가게들이 주는 느낌은 향수를 자극했다.

익선동 가게 중에 눈길이 가는 카페가 있다. 바로 ‘프루스트’이다. ‘프루스트’라는 카페 이름을 봤을 때 ‘마르셀 프루스트’가 떠올랐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프랑스의 유명한 작가로 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첫 장면에는 마들렌과 홍차가 나오기 때문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홍차와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으며 과거를 회상한다. 바로 여기에서 유래된 현상이 ‘프루스트 현상’이다. 프루스트 현상은 과거에 맡았던 특정한 냄새에 자극받아 과거의 일을 기억해내는 일을 말한다.

카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왜 카페 이름이 ‘프루스트’인지 알 수 있었다. 우선 카페 안에 들어가면 향기로운 향수 냄새가 반겨줬다. 카페 한구석에 직접 조향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카페의 메뉴는 홍차와 마들렌 그리고 홍차에 우유를 곁들인 밀크티로 구성되어 있다. 향수와 홍차. 카페 이름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또한, 곳곳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문구를 찾아볼 수 있었다. 홍차와 밀크티의 향기, 향수 냄새. 카페는 향기로 가득 차 있었다. 향기를 느끼고 싶을 때 생각나는 곳이 될 것 같다. (끝) / jinho2323@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