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발코니의 양 옆 기둥 속에는 공간이 있고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습니다. 양쪽에 오퍼레이터가 한명씩 들어가 타이밍에 맞춰 정해진 동선대로 무대장치를 밀고 다니는 거죠. 이전에 많이 쓰였던 기계적 동력을 이용한 턴테이블 방식(무대에 고정된 축을 중심으로 무대장치가 빙글 도는 것)과 다릅니다. 레베카도 2006년 독일 초연 때는 턴테이블 방식으로 발코니를 돌렸습니다. 그러나 2013년 한국 초연 때부터는 사람이 돌리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이 작품을 연출한 미국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에게 왜 이런 방식으로 바꿨는지 물었습니다. 그는 “턴테이블 방식은 무대장치를 돌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해당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과 어울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은 댄버스 부인이 부르는 ‘레베카’로 고음과 팽팽한 긴장감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요한슨은 “관객들이 배우를 최대한 오랫동안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빠르게 무대 전환을 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스릴과 오싹함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장면을 만드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요. 요한슨은 “보기와 달리 이 장면을 연출하는 게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며 “오퍼레이터가 진정으로 음악을 느끼며 작업했고 몇번의 연습 끝에 해당 장면을 완벽히 표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뮤지컬 공연은 무대에 등장하는 배우 외에도 많은 수의 스탭이 무대 뒤에서 공연을 돕습니다. 배우의 연기를 보고 박수를 칠 때 이들 스탭도 격려하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오는 11월12일까지. 6만~14만원.(끝)/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