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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윤면식 한은 신임 부총재의 유쾌한 '스탠딩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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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21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빌딩 17층 대강당. 오후 3시가 넘자 ‘한은맨’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윤면식 신임 한국은행 부총재의 취임식을 보기 위해서죠. 34년 한은 생활을 거쳐 한은의 ‘2인자’ 자리에 오른 윤 부총재를 축하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취임식을 찾은 한은맨들로 대강당은 북적거렸습니다.

별도의 총재석이나 집행간부 지정 좌석 없이 자유롭게 진행된 취임식이었던 만큼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습니다. 이날 윤 부총재는 “사회생활을 한은에서 시작해서 이 자리에 왔으니 영광이 분에 넘친다”는 말로 취임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자리에 선 마음이 매우 무겁다. 부총재 자리에 어울리는 분별 있고 균형 잡힌 자세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금융통화위원회의 일원으로서 국민 경제에 기여하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는 포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지난 6월 말 장병화 전 한은 부총재 퇴임식 때 조동철 금통위원이 ‘후임 부총재는 불행한 사람일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예로 들며 “하늘도 저만큼 걱정이 되는지 어젯밤에 폭우가 내렸다”고 말했을 때는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렇게 두 달 가량 공석이었던 한은 부총재 자리가 채워지면서 자연스럽게 후임 부총재보 인사에 한은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윤 부총재의 이동으로 부총재보 한 자리가 비었을 뿐만 아니라 내년 초에는 김민호 한은 부총재보의 임기도 만료됩니다. 한은 내부에선 주요 국장들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하마평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부총재보 임명권을 갖고 있는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이날 취임식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부총재보 인사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르면 다음주 초 후임 부총재보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부총재 내부 승진으로 어느 정도 한은 내 인사 적체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 실무 직원들은 부총재보다 후임 부총재보 인사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대상자와 연쇄 인사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겠죠. 한동안 한은 내부가 시끌시끌할 듯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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