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맥주와 하루키의 조합은 사실 하루키의 팬이라면 낯설지 않습니다. 하루키가 소문난 맥주 애호가이기 때문이지요. 하루키의 팬들은 오랫동안 그의 작품을 ‘맥주를 부르는 소설’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시도 때도 없이, 일상 속에서 맥주를 즐기곤 합니다. 직접적인 표현도 자주 등장합니다. 소설≪태엽감는 새≫ 속에는 ‘하루 끝자락에 마시는 차가운 맥주야말로 삶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지도 몰라’'라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에서는 맛있는 맥주 한잔을 위해 마라톤을 하는 그의 모습도 그려집니다. ‘기록이야 어찌되었던 42㎞를 다 뛰고 난 뒤에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마시는 맥주의 맛이란 그야말로 최고다. 이 맛을 능가할 만큼 맛있는 것을 나는 달리 떠올릴 수가 없다. 그러나 대개 마지막 5㎞ 정도는 “맥주, 맥주”하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면서 달리게 된다. 이렇게 가슴 속까지 맛있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 42㎞라는 아득한 거리를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어떨 때는 너무 잔인한 조건인 듯 싶게 느껴지고, 어떨 때는 지극히 정당한 거래인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하루키는 오랫동안 맥주회사들로부터 광고모델로서 ‘러브콜’을 받아왔습니다. 그가 머무는 이탈리아 베네치아까지 와서 설득한 맥주 회사 직원도 있었다고 할 정도니까요. 광고 출연을 고사하던 그는 몇 년 전 삿포로 맥주의 광고 카피를 쓰는 걸로 대신했습니다.
‘심야책방’ 행사는 교보문고 합정점 내 B동 독서라운지에서 금요일 밤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열립니다. 가수 요조와 시인 오은이 작품을 낭독하는 북토크 ‘하루키를 읽는 밤’과 산토리를 즐기는 있는 ‘산토리 맥주의 밤’, 책방 선물 박스를 받을 수 있는 ‘선물이 있는 방’으로 구성된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