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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의 가격은 얼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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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생활경제부 기자) 최근 정치·경제·사회 현안이 무엇인지 궁금하면 보통 네이버에 들어갑니다. 키워드를 검색하기만 하면 종합일간지 경제지를 막론하고 수백개 매체에서 작성한 기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예전에 500~1000원을 주고 신문을 사보던 사람들도 편리하고 가격 메리트까지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뉴스를 보는 경우가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가기만 하면 널려있는 온라인 뉴스들. 아직까지 돈을 내고 온라인 뉴스를 본다는 생각을 하기 쉽지 않은데요,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는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7~9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편집인포럼에서 이 같은 사례들이 소개됐습니다. 이 포럼은 미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막론하고 전세계 언론인들이 참여하는 언론계의 큰 행사로 꼽힙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미디어업체인 피가로미디어그룹은 전체 수익 5억6000만유로 가운데 30%를 디지털에서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1월 기준 피가로의 유료디지털 독자수는 6만5000명에 달합니다. 한마디로 돈을 내고 온라인 뉴스를 보는 사람들입니다. 피가로 역시 시행초기 적지 않은 독자들의 저항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동안 공짜로 보던 것을 갑자기 돈을 내라고 하니 받아들이는 사람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있겠지요.

피가로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세웠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양질의 뉴스를 유료 독자들만 볼 수 있게 했고 실시간 비디오연동 서비스도 제공했습니다. ‘그 만한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자 돈을 내는 것에 대한 거리낌도 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미국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미국에는 약 1500개의 뉴스사이트가 있는데요 올 들어서만 300개가 유료 모델로 전환했다고 합니다. 영국의 미디어컨설팅업체인 이노베이션인터내셔널미디어컨설팅그룹은 자사가 컨설팅하는 한 사이트의 전체 디지털 뉴스 방문자들 중 약 3%가 유료 독자로 전환한다고 소개했습니다. 사이트 방문자가 하루 100명이라면 이 중 3명은 유료독자로 전환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스웨덴의 디지털미디어 전문가 칼레 정크비스트 컨설턴트에 따르면 미국 신문사의 75%, 유럽 신문의 65%가 디지털신문에 대해 유료구독모델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왜 전세계 언론들이 온라인 유료독자를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을까요. 기존 수익모델인 광고시장이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뉴스를 만드는 데 드는 인건비나 관리비를 충당하기에 오프라인 구독료는 터무니 없이 적은 금액입니다. 그 간극을 광고로 메워왔는데요. 온라인화가 될 수록 이 모델이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기업 등 광고주들 입장에서 ROI(투자수익률)가 낮아 온라인 광고를 기피하는 데다 이미 시장의 상당부분을 구글 페이스북 등에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매셔블, 버즈피드, 허핑턴 포스트 등 디지털에 기반을 둔 미디어들 모두 광고 수익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네요. 닉 자야드스트라 세계신문협회 이사는 “광고주 입장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신문사 웹사이트에 낼 수 있고 그 비용이 적다면 수익성이 있다”며 “언론사의 광고 수익 해결 방안은 많은 언론사들이 협력을 통해서 광고를 수주하는 형태로 결론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사들 역시 온라인뉴스 유료화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는데 유난히도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유료뉴스가 연착륙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과거 광고의 역할을 대체할 제3의 수익모델이 개발될까요? 예측하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확실한 것은 가치가 있는 제품에 그만한 가치를 인정해줘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론사는 신뢰할 수 있고 값어치 있는 차별화 된 뉴스를 만들고, 독자들은 그 뉴스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광고기사 낚시기사 페이크기사가 사라지고 한국의 언론산업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