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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기반 `구독 경제` 신화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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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순 디지털전략부 기자) 애플의 아이패드(iPad)는 2010년 출시된 이래 태블릿PC 시장의 선도기기로 주목받아왔습니다. 스마트폰과 함께 앱(응용프로그램)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모바일 플랫폼이었는데요. 6월초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7)에서 애플은 운영체제(iOS) 업그레이드를 통해 아이패드를 사실상 PC 환경에 더 다가서게 할 것이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아이패드는 입력기능의 불편함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기보다는 소비하는 용도로 자리잡았습니다. 문서작업이나 개발 등 복잡한 일보다는 콘텐츠를 저장하고 이용하는 등 PC보다는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건데요. 양방향 교육교재를 비롯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같은 콘텐츠는 대표적입니다.

그간 애플은 스마트폰보다 큰 사이즈의 아이패드를 모바일 운영체제로 관리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운영체제 업데이트에서는 맥OS와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변신을 하게 된 겁니다.

사실 아이패드가 등장할 때 언론 및 출판산업(e-Book)에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의 신기원을 세울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음악 산업 혁신에 아이폰, 아이팟이 있었다면, '미디어 업계 혁신은 아이패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였습니다.

2011년 2월 아이패드 전용 디지털 신문 더데일리(The Daily)의 출범도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당시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와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인 루퍼트 머독이 공동으로 제작한 이 신문은 주 1회 총 62페이지 분량으로 발행되었는데요. 일주일에 99센트, 1년에 39.99달러의 요금이 책정됐습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이용자 반응 저조로 2년여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2013년 이래 아이패드 판매도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세계계발자회의에서 10.5인치 화면의 아이패드 프로(Pro) 발표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결국 애플이 아이패드를 미디어 소비 단말에서 노트북 PC 대체재로 바꾸는 수순에 들어섰다고 보는데요.

언론계도 고민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아이패드 같은 특정 기기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 같은 양방향 플랫폼에서 이용자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고정 독자 더 나아가 잠재 독자를 확보하는 소통과 연결, 관계형성에 주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 생산부서에 집중된 뉴스조직에 고객관리 부서를 접목하고 이를 서비스 전반에 연계해야 합니다. 알고리즘(AI)처럼 기술 중심의 '혁신'도 이런 전면적인 방향 전환이 수반될 때 빛을 발할 것입니다. 물론 시간과 비용의 부담을 장기적으로 견딜 수 있는 디지털 리더십이 관건입니다. 디지털 리더십이란 눈앞의 실패를 완전하고 최종적인 좌절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를 추진하며 길을 찾는 열정과 노력입니다.

모든 '구독 경제'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작은 크기지만 성과를 내는 사례들을 살펴보는 것을 게을리해선 안 됩니다. 아이패드의 전환도 시장과 이용자 반응을 수렴하는 과정입니다. 언론의 자기혁신을 쉼없이 지속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끝) / soon6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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