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기술 업체 우얄라(Ooyala)가 5월 공개한 '2017 미디어산업 보고서(State of the Media Industry 2017)'에 따르면 미디어 이용자는 신속성(Immeddiacy), 개인화(Individualization),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은 물론 몰입성(Immersion) 등 4I 콘텐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충족하는 콘텐츠는 현재로서는 모바일 영상이 대표적입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설립자는 최근 한 강연에서 "10년 전 대부분의 콘텐츠는 텍스트, 사진이었지만 지금은 영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수 년 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콘텐츠는 영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유료 케이블 TV 가입을 끊고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 프라임 등 온라인 동영상 시청으로 전환하는 코드커터(cord-cutter)를 이끌고 있습니다. 물론 신문구독도 끊는(paper-cutter) 등 미디어 소비 변화는 오래 전부터 일어났습니다.
미디어 기업이 이들을 유인하려면 콘텐츠 소비 패턴을 파악해서 정확하게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령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제대로 활용해야 합니다. 콘텐츠 이용자가 만족하는 즉, 개인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곧 미디어 경쟁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전통매체는 이용자의 질문에 자동으로 응답하는 챗봇으로 니즈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 포털사업자 카카오는 '꼼꼼히 본 뉴스'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이용자가 뉴스를 읽기 위해 뷰 페이지에 머문 시간을 기준으로 뉴스에 순위를 매겨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입니다. 모두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이용자의 정보를 확보하고 있으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온라인 광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용자의 광고 이용 행태 정보를 기반으로 광고를 자동으로 내보내는 프로그래매틱(programatic) 광고도 부상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켓(eMarket)은 올해 미국 동영상 광고시장에서 프로그래매틱 기법을 채택한 비중이 7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방송인 '페이스북 라이브'를 적용 중인 페이스북처럼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서비스 사업자는 드라마나 영화처럼 긴 분량의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도 직접 제작해 유통에 나설 것입니다. 영상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는 '미드 롤(mid-roll)'은 이미 도입했습니다. 또 페이스북은 자사 플랫폼에서 공유되는 동영상 수를 늘리기 위해 제작사, 기획사 등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광고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영상 광고가 결국 새로운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을 보여줍니다. 세계 최대 PR컨설팅사인 에델만도 '2017 디지털 트렌드' 보고서에서 "이용자들이 상호작용하며 비디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뉴미디어 사업자의 약진과 콘텐츠 소비행태의 전환에서 미디어 기업의 새로운 파트너십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커지는 흐름에서 전통적인 콘텐츠 생산자는 뉴미디어 부문에 투자하거나 이미 진출한 사업자와 전략적인 제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즉, 기존의 전통적인 미디어 브랜드는 유통 창구를 넓히기 위해서, 신생 미디어는 전통적인 미디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상호 협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 온라인 매체 바이스 뉴스(Vice News)는 영국 가디언과 협력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때 전통적인 매체들이 스낵커블 콘텐츠를 만드는 신생 미디어와 전략적인 협력을 전개한 것도 마찬가지의 맥락입니다.
4I 콘텐츠 시대는 다가오는 미래가 아니라 이미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미디어 이용자의 변화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에 걸맞는 투자를 효율적으로 전개하는 디지털 리더십이 중요합니다. 디지털 리더십은 첫째, 디지털 인재를 등용하며 둘째, 이용자 소통을 중요하게 대하며 셋째,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합니다. 우리 미디어 기업 내부에 디지털 리더십의 크기와 깊이가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끝) / soon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