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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적합성을 높이는 전략적 메시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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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비즈니스 스쿨의 필 사이먼 교수는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는 이유 (Message Not Received:Why Business Communication Is Broken and How to Fix It) 라는 책에서 기업 조직 내부에서 사용되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전달이 되지 않으며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기의 입장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간결한 메시지가 있어야 소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제품과 관련해서 미사용어를 많이 사용해 소비자에게 전달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그 제품과 관련해 기억하는 단어는 하나도 없다는 점은 교수 주장을 뒷받침한다.

PR (Public Relations)의 핵심 기능을 이야기한다면,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핵심메시지'를 다루는 방식이다. 그것은 관점의 전환이며 행동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인식 기준을 조율하는 과정이다.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제품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고려된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고객 니즈를 파악한다.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계획을 수립한다. 제품이 개발 되고 나서 유통 단계에 뿌려져 소비자의 경험이 쌓이고 나면, 마케팅은 결국 판매와 유통 촉진에 초점을 맞춘다. 마케팅의 하위 요소로 판매촉진의 방법론으로 PR를 활용한다. 이때 PR의 실행 내용은 일반적으로 공표하고 전달하는 행위, '퍼블리시티(Publicity)'와 미디어 관심 집중을 위한 프로그램에 국한된다.

PR 은 '관계'와 '신뢰 형성' 그리고 실행적으로는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것' -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을 강조한다. 그냥 '커뮤니케이션'하는 행위가 아니라 '최적의 커뮤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최적의 커뮤니케이션란 전달하려는 내용이 잘못 해석되지 않게 여러 변수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것은 메시지를 전달받는 수용자(타겟 오디언스, 이해관계자 등)의 입장을 살피는 것과 같다. 그 입장을 제대로 살피려면, 주체 자체가 지니는 상황과 둘러싸고 있는 경제,사회,정치 환경을 함께 봐야 한다. 그래서 PR은 '맥락(Contextual)' 커뮤니케이션이며 '전략(Strategic)' 커뮤니케이션이다.

전략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아젠다를 설정하는 역할과 이해관계를 고려한 최적의 메시지를 만들어내어 말 그대로 '전략적'으로 소통을 이끌어내는 활동이다. '메시지'는 단순히 글쓰기와다르다.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시작점이다. 제품은 시장에 적합해야 한다는 원칙처럼 메시지는 고객과 적합하게 수용되어야 한다. 일종의 '궁합' 관계이다. 마케팅 용어에서 'PMF(Product - Market Fit)',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을 강조하듯이 메시지도 고객에 적합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제품의 시장성은 제품이 시장에서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다. 초기 고객은 처음 나온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그 제품이 고객 불편함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테스트할 뿐 아니라 제품이 주는 '가치'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가를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PMF에서 MCF(Message/Customer Fit)으로

기업은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타겟 고객들이 겪는 실제 불편함을 파악해 해결해야 하고 제품의 가치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접근방법을 찾아야 한다.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은 고객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의 적합성 없이 얻어지기 어렵다. 좋은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올바른 고객들에게 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을 논의할 때, 우리가 중요한 요소를 간과하는 것이 '메시지'이다. 기업이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Product/Market fit)'을 얻는 과정의 성패는 분명한 '전략적 메시징(stategic Messaging)' 의 존재와 연결된다. 올바른 메시지를 수립하는 것은 올바른 제품을 얻는 것만큼 중요하다. 시장의 니즈와 고객 불편함을 충분히 만족시키는 제품이 아니더라도 기업이 고객에게 제품에 대해서 제대로 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시장은 단순히 제품 품질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시장은 제품이 주는 가치, 의미, 기업이 제품을 생산한 의도, 고객 혜택,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 등 특별한 요구가 있다. 제품을 생산하고 시장에 공급, 유통하는 과정에서 마케팅 믹스 관점에서 구성되고 '전달되는' 커뮤니케이션 내용은 실제로 고객과 연결 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필 사이먼 교수가 지적했듯이, 우리의 입장에서 쓰는 전문용어, 통상적인 표현, 관점, 자신감, 다른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의견 등이 자연스럽게 표출될 수 밖에 없다.

전략적 메시징은 메시지와 고객간의 적합성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을 말한다. 전략적 메시징은 기업의 입장에서 제품개발, 생산, 판매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언어를 전략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제품 중심의 시장 상황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놓여 있는 환경, 상황, 명성과 같은 공중의 인식 및 이미지 등도 함께 고려한다는 점이다.

전략적 메시징 과정을 거치면, 처음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과정에서 나온 텍스트가 달라진다. 아래 그림 두 개를 비교해서 보자. [그림1]은 '전략적 메시징' 과정 진행하기 이전, 제품 마케팅팀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전달한 내용을 기반으로 언어네트워크분석을 한 결과이다. 전체 내용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함께 출연한 단어간의 연결성을 분석한다. 텍스트 구조를 구성하는 핵심 어휘군이다. [그림1]을 보면, 원의 중심부에 있는 세개의 단어와 원 주변에 있는 단어간의 연결 어휘가 부족하다.

또한 제품을 설명하는 주변 단어군이 풍부하지않고 어떤 의미의 키워드가 연관되어 있는지 모호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사용하는 언어의 범위나 종류는 그만큼의 인지적 범주를 나타내는 것이다. 내부에서 대상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할 것인지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그림2]는 '전략적 메시징' 과정을 통해서 얻어진 제품 설명 내용을 바탕으로 동일하게 분석한 결과이다. [그림2]의 어휘군이 풍성해지고 중심값 - 원의 가운데로 연결되는- 이 높은 주요 단어군이 많아졌다.

보여지는 것처럼 우선 사용되는 언어의 범주가 넓어졌다. 원 중심에 있는 대상 주체의 핵심어를 중심으로 연관되어 있는 서브 핵심 단어들의 연결성이 커졌다. 새로운 의미의 단어가 개발되고 해당 제품을 수식, 비유하고있다. 이 연관어들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대내외 배경을 고려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충분히 검토되어 선택된 어휘군이라는 점이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일방향적이거나 획일된 형태로 이루어지면 그것은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을 고려하듯이 '메시지와 고객의 적합성'도 필수적으로 살펴야 한다. 그 적합성은 제품과 시장 적합성을 높이고 비즈니스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