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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선으로 본 진정성 있는 사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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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 정혜인 대학생 기자) 모든 사람은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르며 살아가지만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는 데 있다. 갈등의 해결은 빠르고 진심이 담긴 사과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못을 인정하면 내가 손해를 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쉽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을 방어하려는 이기적인 본성이 양심을 이기는 것이다. 더욱이 사과를 패배라고 여기고 사과하는 것을 수치스러워하기도 한다.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책임의 시대에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 실수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미덕”이고 말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를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를 할 때 그 사람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아닐까.

유감의 사전적 의미는 감정(感)이 있다(有)로, 느끼는 바가 있음을 뜻한다. 보통 ‘바람직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 안타깝다’의 의미로 사용된다. 아베 총리는 왜 일제시대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일까.

스스로 잘못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데 외부의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하는 경우 ‘유감’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마치 혼이 빠져나간 것 같이 남 얘기하듯 하는 말하는 유체이탈 화법이다. 만약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를 할 경우 법적으로 큰 책임을 지는 증거로 작용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잘못을 시인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은 인정할 수 없다는 모순적인 태도는 쇼맨십에 불과하다.

또 아베는 일본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어떻게, 어디서, 왜, 무엇을 당했는지, 그 폭력을 ‘필설로 다하기 어려운 괴로움’이라며 모호하게 표현했다. 사과란, 자신의 모든 잘못을 낱낱이 시인하고, 다음부터 잘못된 행동을 시정할 것을 약속하고, 그 잘못에 대한 처분을 피해자에게 모두 맡기는 것인데, 아베 총리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 일본의 모든 잘못을 낱낱이 밝히지도 않았고,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도 설명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NHK 프로그램 '일요토론'에 출연해 ”2015년 위안부 합의가 성립했다. 한국의 소녀상에 대해 한국 측이 제대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아베 총리가 한국의 소녀상 철거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유감 표명과 일방적인 10억엔 지불을 거래 대상으로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용서할 의무가 없다. 다만, 가해자의 사과를 받아줄 것인지 받지 않을 것인지 선택할 권리만 있을 뿐이다. 아베 총리의 잘못된 발언은 위안부 할머님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행태이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올바른 사과법이란 무엇일까?

김호 쿨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자신의 책 <쿨하게 사과하라>에서 사과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5가지 요소를 설명한다.

1단계. 자신의 어떤 헹위가 잘못되었는지 고백하는 것이 사과의 시작이다. ‘송구스럽다’, ‘죄송하다’를 단순히 나열한다면 이는 사과가 아니라 비난과 질책을 피하기 위한 상황 수습일 뿐이다. 당신이 무엇에 대해 죄송한지 명확히 밝혀라.

2단계. 누구에게 죄송한가를 밝혀라. 모호한 사과일수록 변명으로 들린다. 더욱이 피해자가 당신이 사과했는지도 모를 수도 있다.

3단계.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라. 본인의 행동에 어떤 점이 잘못됐는지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문제 인식은 잘못된 행동뿐만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된 이유와 그 행동의 결과까지 포함한다.

4단계. 본인의 잘못에 책임을 져라.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온전한 사과이다. 사과는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단, 용서는 피해자의 선택일 뿐 의무가 아니다. 사과와 용서는 교환 대상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5단계. 변화한 모습을 보여라. 말과 글로 사과를 했다면, 이제 달라진 태도를 직접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사과 후 행동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 사과는 진정성을 잃게 된다. (끝) / khm@hankyung.com (출처 캠퍼스 잡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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