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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상주음악가 피아니스트 김정원 "클래식 대중화, 본질을 최대한 살리면서 친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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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문화부 기자) 국내 많은 음악가들이 ‘클래식 대중화’를 말합니다. 클래식을 생소하고 어렵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때문이기도 한데요. 곡마다 상세한 해설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열기도 합니다. 하지만 쉽고 재밌기만 한 공연을 추구하다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음악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는 거죠. 깊이 있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 대신 오직 대중들이 들어본 작품만 무대에 올리기도 합니다. 관객들이 그런 공연을 보면서 웃고 즐기는 것 역시 의미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다시 클래식 공연장을 찾을까요. 클래식의 진수를 맛보지 못한 채 겉핥기만 하면 관심도 일회성에 그치고 맙니다.

최근 네이버 V라이브에서 ‘V살롱’을 진행하면서 클래식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대표주자 피아니스트 김정원은 ‘대중화’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있습니다. 친절하지만 오히려 더 깊이 들어가죠. 세종문화회관의 ‘2017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그는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4회에 걸친 실내악 공연에서 그가 생각하는 대중화의 모든 것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그는 20일 기자와 만나 “클래식 대중화의 핵심은 클래식의 본질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친절하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이번 공연에서도 피아노 솔로부터 듀오, 트리오, 포핸즈(4 hands), 식스핸즈(6 hands)까지 다채롭고도 깊이 있는 연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에 빠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의 상주음악가는 매년 한명만 뽑습니다. 실내악 전용홀인 세종체임버홀에서 총 4회에 걸쳐 다양한 편성의 실내악을 선보이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2015년 첼리스트 양성원, 지난해 마에스트로 임헌정에 이어 올해엔 따뜻한 감성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정원을 상주음악가로 정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4월 22일, 7월 1일, 9월 9일, 12월 23일 4계절별로 펼쳐집니다. 그는 이 기획에 직접 참여, 하나의 큰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각 계절과 잘 어울리는 음악을 선보입니다. 바이올린이나 첼로 소나타도 들어가지만 피아노가 끌고 가는 작품들이 함께 합니다. 4월엔 피아노 솔로와 듀오, 트리오 연주가 12월엔 피아노 두대의 포핸즈와 세대의 식스핸즈 공연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첫 공연은 멘델스존과 베토벤의 음악으로 채웁니다. 김정원의 멘델스존 ‘무언가’ 연주로 시작해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 함께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봄’, 여기에 첼리스트 심준호가 합류해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 1번’을 연주합니다. 김정원은 “싱그럽고 화사하면서도 화성의 풍부함까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클래식 대중화를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지난 1월부터 네이버에서 진행하는 ‘V 살롱’에선 김정원이 직접 사회를 보고 피아니스트부터 바이올리니스트, 성악가 등 다양한 이들이 출연해 연주를 합니다. 클래식 공연에서 표가 매진된다고 해도 최대 2500명 정도에 불과한데 이 방송은 매회 3만~4만명이 즐기고 있다고 하네요.

“공연장을 한번도 찾지 않았던 이들도 ‘꼭 한번 가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이 방송을 통해 대중화의 씨를 뿌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롯데콘서트홀에선 오는 29일부터 ‘슈베르티아데’를 통해 슈베르트 음악을 다양한 해설과 함께 들려줄 예정입니다.

“자극적인 맛이 좋았다가도 건강한 맛이 좋아지기도 하듯 음악도 그런 것 같아요. 슈베르트 작품은 다른 음악가들의 곡에 비해 싱겁고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안에 수많은 감정들이 담겨 있어요. 슈베르트 음악을 제대로 마주하게 되면 분명 좋아하게 되실 거에요.” (끝)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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