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바로 옛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이었던 5선 중진 국회의원 출신 이재오 후보였습니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해 늘푸른한국당을 창당했었죠. 이번엔 늘푸른한국당의 대선후보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복면을 쓰고 토론하면 당명과 후보 얼굴, 이름에 따른 세상의 고정 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정책 공약의 진정성을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복면토론’을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복면가왕’ 프로그램처럼 각 후보가 누군지 알 수 없도록 복면을 착용한 채 토론해보자는 것이지요. 제품의 브랜드를 지우고 소위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당 간판을 떼고 붙어보자는 겁니다.
이 후보는 “국회 의석수가 한 석도 없고, 만들어진 지 3개월밖에 안 된 정당의 대선 후보라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제대로 나라를 구할 후보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지역, 이념, 정파, 기호, 여론조사 순위를 보고 후보를 정하게 생겼다. 얼마나 불행한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선후보들의 지방 유세일정에 기자들이 몰려가느라 한산했던 국회 기자실은 이 후보의 퍼포먼스로 인해 모처럼 활기를 띄었습니다. 군소 후보들이 주목받기 위한 ‘튀는 경쟁’은 선거기간 동안 계속될 것 같습니다. (끝) /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