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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먹는 기내식 이용, 확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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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 산업부 기자) 돈을 내고 기내식을 사먹는 항공 탑승객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출범 초기 ‘유료 기내식’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던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데요. 이제는 비행기 안에서 밥을 무료로 먹는다는 인식이 옅어지면서 유료 기내식 이용이 활성화되는 추세랍니다.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은 출발 5일 전까지 사전 주문하면 기내에서 먹을 수 있는 유료 기내식 판매량이 지난해 총 4만4000개를 기록했다고 15일 밝혔습니다. 2015년 2만2300개를 판매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입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유료 기내식에 대한 탑승객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LCC는 기내식이나 담요 등 기내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하는 게 특징인데요. 제주항공의 기내식 가격은 보통 1만~2만원대입니다. 항공권을 예매할 때 미리 주문했다가 기내에서 받는 식이지요.

그렇다면 어느 노선에서 가장 많이 팔렸을까요? 비교적 장시간 운항하는 사이판 노선이 전체 판매의 21%로 1위였답니다. 다음으로는 괌(18%)과 방콕(9%) 노선에서도 인기가 많았고요. 메뉴별로 분석하면 스테이크(28%)가 가장 많이 판매됐고 어린이 전용 도시락(17%)도 비중이 컸답니다.

사전 주문 없이 기내에서 과자나 간식을 구매할 수 있는 기내 판매점 ‘에어카페’의 이용도 꾸준히 늘어난다는 게 제주항공 측의 설명입니다. 지난해엔 에어카페에서 컵라면이 10만7000개가 팔리면서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캔맥주(10만2000개)와 청량음료(8만6200개)를 찾는 탑승객도 많았네요.

제주항공은 유료 기내식 판매가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더욱 공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이 기내에서 먹는 것과 같은 식단으로 구성한 ‘파일럿·승무원 기내식’ 메뉴를 선보였는데요. 이 메뉴는 월 평균 500여개씩 팔리며 인기 몰이 중이라고 제주항공 측은 설명했습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 LCC간 경쟁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내식은 차별화 요소로도 크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LCC끼리는 항공권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이왕이면 기내식이 맛있는 곳’이 통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서요. 제주항공뿐 아니라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은 기내식 메뉴나 서비스를 틈틈이 개선하며 탑승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끝) /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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