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미술관에서 ‘조기 체조회’가 열린다고?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선한결 문화부 기자) 활동적이지 않은 사람에게 운동은 참 귀찮은 일입니다. 하지만 매일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나 조각 작품 앞에서 운동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꿈같은 얘기처럼 들리지만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에선 실제로 운영되는 행사입니다.

메트는 지난달 19일 ‘뮤지엄 워크아웃(미술관 운동)’을 선보였습니다. 오는 12일까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에 열리는 ‘조기 체조회’입니다. 참가자들이 미술관 개관 전인 오전 8시30분부터 45분간 에어로빅과 체조, 명상을 하죠. 매회 참가 인원은 15명입니다. 참가비는 미술관 입장권을 포함해 35~40달러(약 4만~4만6000원)라는데요. 높은 인기에 이미 매진되었다고 하네요.

뮤지엄 워크아웃은 메트의 복합 문화 프로그램 메트라이브아츠와 모니카 빌 반즈 현대무용단이 함께 기획했습니다. 안무가 모니카 빌 반즈와 안나 배스가 동작을 짰고, 매번 드레스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채 참가자들을 직접 지도한답니다.

참가자들은 메트의 갤러리 중 36개를 돌며 운동을 하는데요. 존 싱어 사전트가 그려 ‘메트의 모나리자’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진 유명 작품 ‘마담 엑스’ 앞에선 팔벌려 높이뛰기를 합니다. 그리스 조각들이 늘어서 있는 복도에선 다리 운동을 하고요.

도슨트도 있습니다. 운동 장소를 옮길 때마다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마이라 칼만의 작품 해설 녹음 방송이 나옵니다. 운동 ‘배경’이 될 작품을 선정했다는 칼만은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준다고 하네요.

유수의 예술작품 앞에서 운동하는 기분은 어떨까요.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운동하면 정신과 신체를 모두 고양할 수 있다”는 것이 미술관 측의 설명입니다.

직접 체험해 본 이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의 켈리 벨크냅 기자는 “팔과 다리를 흔들어대다 보니 시간이 멈춘 듯한 미술관의 풍경이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무용 전문 잡지 댄스매거진의 편집장이자 무용수인 제니퍼 스탈은 “몸을 움직이며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이전엔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며 “사람의 몸을 조각한 작품의 등 곡선, 손가락 모양 하나하나가 새롭게 다가왔다”고 썼습니다.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네요. (끝) / always@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