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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SIHH 관람기③) 기술력 갖춘 명품시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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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생활경제부 민지혜 기자) “우와~”하는 낮은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습니다. ‘2017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 셋째날인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팔엑스포에서였습니다. 이날 예거 르쿨트르, 바쉐론 콘스탄틴, 파네라이, 지라드 페리고 등의 신제품 프리젠테이션(PT)이 있었습니다. 유명한 이들 브랜드 중 단연 눈길을 끌었던 건 몇 점 만들지 않는 한정판 시계였죠. 투르비용(중력으로 인한 오차를 줄여주는 기능)을 비롯해 퍼페추얼 캘린더(윤년까지 계산해 정확한 날짜를 자동으로 계산하는 기능), 문페이즈(달의 기울기를 보여주는 기능) 등은 물론 천체의 움직임, 조수간만의 차 등을 보여주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컴플리케이션 워치(복잡한 여러 기능을 갖춘 최고급 시계)가 등장하자 PT에 참여한 기자들은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콘셉트, 엄청난 기능을 단 하나의 시계에 담은 기술력이 눈길을 잡아 끌었기 때문입니다.

바쉐론 콘스탄틴이 단 1점만 제작한 ‘레스 카비노티에 셀레스티아’는 지구가 하루에 한번 자전하고 1년에 한번 공전하는 천체의 움직임을 다이얼 위에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우주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시계는 태양, 지구 달의 관계를 기계, 즉 시계 제작 기술력으로 표현해낸 컴플리케이션 워치입니다. 물이 몇 시간 뒤에 빠지고 차는지 조수간만의 차이까지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고 해가 뜨고 지는 시간도 보여줍니다. 그야말로 우주와 지구의 움직임, 자연의 섭리를 시계 안에 옮겼다고 볼 수 있죠. 무려 23가지에 달하는 복잡한 기술을 담은 이 시계는 약 12억~13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또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표현한 ‘메티에 다르 코페르니쿠스’ 시계도 3가지 디자인으로 각 10개씩 한정판으로 선보였습니다.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은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예거 르쿨트르에서도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공개했습니다. ‘히브리스 아티스티카’는 그야말로 아트 워치입니다. 여성과 남성용 각 1개씩만 제작한 이 시계는 투르비용을 극대화해서 보여줍니다. 남성시계도 아름답지만 여성용 시계는 총 73개 잎사귀가 베젤(테두리)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이 잎사귀에는 총 325개 다이아몬드가 세팅돼 있는데 눈이 소복하게 쌓인 잎사귀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지라드 페리고에서도 지구본을 그대로 담은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선보였습니다. 총 10여개만 제작했다는 이 시계는 24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이 지구본 제작에만 40시간이 걸리고 시계 1개를 완성하는 데 두달이 꼬박 걸린다고 합니다. 겉보기에 아름다운 시계, 잘 팔릴 것 같은 대중적 제품을 내놓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럭셔리 워치 메이커라면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당연히 갖고 있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SIHH에서 어떤 브랜드가 얼마나 대단한 시계를 공개하는지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죠.

이밖에도 독립 시계 브랜드들은 시간대가 바뀌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점핑 아워, 특수가공한 액체가 흘러가면서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 정확한 분을 알려주지 않아 시간을 여유있게 쓰게 만드는 시계, 아예 게임기처럼 만들고 시간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 시계 등 독특한 콘셉트의 제품을 여럿 선보였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은 오는 21일(토)자 지면을 통해 SIHH를 총정리하는 기사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면에서 확인하세요.(끝) /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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