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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의 골칫덩이가 된 트럼프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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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거주하는 뉴욕 맨해튼 5번가의 트럼프 타워가 뉴욕시의 최대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하루 평균 100만달러에 달하는 경호비용도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인데다 연말 최대 쇼핑시즌을 맡은 인근 상점들이 과도한 경호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게 생겼다며 불만을 호소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7일(현지시간)에는 트럼프 정부 인수위가 수상한 가방이 발견됐다며 뉴욕경찰(NYPD)에 신고하면서 건물내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과 관광객, 인근 주민을 긴급대피시키는 일까지 벌어졌다. 폭발물 제거반까지 출동해 확인한 결과 가방안에는 어린이 장난감만 잔뜩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어이없는 소동으로 판명났지만 뉴욕시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당시 트럼프 당선자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자신 소유의 리조트에 머물고 있었다. NYPD는 상황 종료를 선언하고 건물통제를 풀었지만 언제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NYPD는 지난달 대선 직후부터 트럼프 타워 주변을 바리케이트로 삥 둘러싸고, 200명의 경찰관을 투입해 12시간 교대근무로 철통경비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타워의 대로 한 켠을 차지한 철제 바리케이트로 가뜩이나 심한 맨해튼의 교통체증이 더욱 심해지면서 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타워 로비로 접근하는 일반인들의 가방을 일일이 검색후 통과시키면서 인도 역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혼잡한 상태다.

이 때문에 크리스마스 연휴에서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연중 최고의 대목을 맞았지만 트럼프 타원 주변의 상점과 식당, 카페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파리를 날리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맨해튼 한 복판의 상점들이 종업원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인근 공용주차장마저 텅텅 비는 믿을 수 없는 일이 트럼프타워 주변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뉴욕 시의원인 대니얼 개로드닉(민주)은 “이 블록은 전쟁터와 같다”며 “대통령 당선자를 보호해야 하지만, 소상인들의 생업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개로드닉 시의원은 최근 트럼프 타원 인근 블록 30여 가게의 매출이 대선 이후 20% 이상 떨어졌다는 내용의 서한을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에게 보내 대책을 요구했다.

뉴욕시는 그러나 경호 수위를 낮추기도 어렵고, 마땅한 대안도 찾을 수 없어 내달 20일 트럼프 당선자의 취임식이 열리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타워의 경호비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연방정부에 3500만달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폭발물 소동 직후 트럼프 인수위 대변인인 션 스파이서가 NYPD의 신속한 대처에 “감사하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자 에릭 필립스 뉴욕시 대변인은 곧바로 “아무 문제없다. 청구서를 보내겠다”는 답신을 보냈다.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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