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지난 6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주목받으면서 쌩뚱맞게도 그가 간간이 입술에 바른 립밤까지 네티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전체 질문의 70%가량을 받아낸 이 부회장은 입술이 타는지 중간 중간 립밤을 바르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언론을 의식해 브랜드를 손으로 가린 채 조심스럽게 바르는 모습이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립밤은 미국 브랜드 ‘소프트립스’로 추정되고 있다. 이 제품은 소프트립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개당 1.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다만 국내에 아직 정식으로 수입 판매되지 않고 있어 해외 직구로 사야 한다. 해외 출장이 많은 이 부회장은 미국에 갔을 때 구입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터졌을 때 관련자들이 착용한 의상이나 화장품, 액세서리 등까지 화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럴 때 유명해진 패션을 이른바 ‘블레임 룩(blame look)’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순실 씨의 벗겨진 신발로 유명세를 탄 프라다나, 학력위조 파문 당시 신정아 씨의 핸드백으로 알려진 에르메스 등이 대표적 사례다.
물론 사안의 본질과는 무관한 것이어서 이런 것들이 거론되는 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 부회장이 챙겨온 입술보호제까지 세간에 회자되는 데서 이번 국정농단 청문회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다. (끝)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