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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원의 해양강국' 꿈은 가고 왕따 신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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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해운업계 원로 정남돈 선생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본지 기자에 보내온 글입니다. 정남돈 선생은 1990년 조양상선이 국내 최초로 세계일주항로를 개척할 때 개발팀장을 맡아 활약했고, 이후 세양선박 대표 등을 지냈습니다. 모바일한경은 앞으로 정 선생이 보내온 해운업 관련 기고를 연재할 계획입니다.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정부의 경제 통치

왜 이렇게 우리는 해운의 메커니즘을 모를까? 국적해운의 기저에는 그 나라의 경쟁심과 충성심이 있다. 외국 항구에서 우리 배를 보라. 이는 곧 국가의 얼굴이다. 영토가 동강 났을 때 싣고 오는 툴이 배다. 그것은 영화 국제시장에서 말해준다. 우리가 잘 살아도 알고 보면 모든 자원과 생필품, 97%를 전부 배로 싣고 왔다. 그것도 정확하게 도착시간이 15분 이상 틀리지 않게 지킨다. 항공기와 선박의 출항, 도착 정시 율이 누가 더 정확할까 묻는다면 바로 선박이 더 정확하게 항구에 입항한다.

이렇듯 우리 항구 관리와 선박 운항관리는 세계 최고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따랐다. 수많은 선원들을 태평양에 묻고 얻은 결과물이다. 이젠 사고를 내지 않는 전천후 배를 제일 잘 만드는 조선이 있고 이 부속들을 고르고, 선택하는 수준 높은 항해사와 운항관리사 그리고 검사관과 조선소 설비기사들.... 모두 방향은 해운회사의 운항을 안전하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그래서 최고다.

이 최고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의 공간은 배를 많이 지어 태평양에 우리 배가 점령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원을 점령하고 다음에 제조업을 점령하고 시장을 장악하고 물류를 통치하는 것이다. 세계물류 속에 돈이 흐른다. 그놈을 노리고 엔조이 하는 회사가 UPS, DHL, FEDEX, TNT 이다. 이제 삼성은 겨우 눈을 떠 이 물류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들이 성공할 수 있는 툴이 바로 바다의 메가 컨 선박, 육지의 대형미제 트럭, 하늘에 점보 제트기다. 아마도 에어버스 A380도 화물기로 전환될 소지가 많다. 중국은 안토노프 대형기를 합작으로 제조하고 있다. 서구가 갖고 있는 영업권을 역전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렇게 육해공 화물을 점령하면서 국가의 성장 동력, 툴을 만들고 수출해서 마진 만들기가 보이면 이를 인공 지능이나 빅·데이터로 처리하면 떼돈을 번다는 게 그들의 그림이다. 아이폰이나 갤럭시폰도 이 물류를 운송·운영하는 1개 지점(Point)의 툴일 뿐이다. 물류가 누가 뭐래도 왕좌에 오를 것이다.

그래서 우리 대양해운은 중국이 추진하는‘일대일로’처럼 이 거대작업에 대항해 기초 기반 설립과 독점 독립 통로(항로)를 만들어 우리 수출 경쟁력을 타국보다 탁월하게 세우려는, 경제 효율(면역)의 강력한 체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당연히 국가 이익집단인 공적 기간산업이요 세계 점령(장악, 침탈)의 선두주자로 내 세운 전략인 것이다. 이 과업을 무시하고 1~ 2조, 아니 5조가 되더라도 이 해운을 무리하게 포기하면 더 높이 달린 더 선진국이 향유하는 달콤한 상층의 경제열매는 얻지 못하고, 떨어진 하수급 홍시만 먹을 것이니 선진국 갈 길이 먼 것이다. 이 공감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 우리 해운기업들은 바다에서 거대 선진국과 격렬한 전투 중인데 나라의 초석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소리를 낸다. 세계적 망신과 능욕을 독차지 하면서... 우리의 지식, 시야의 한계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거대 자금을 가진 다국적 기업들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하고, 그렇게 진격하듯 정면 승부해야 선진국으로 가는 자격이 된다. 그리고 선진국 위치를 유지할 수가 있다. 그래서 지금 땀 흘리며 바다까지 나가 온몸으로 이 시장을 보호하는 그 인력들을 생각하라는 것이다.

지금껏 정부가 국고 외화자본, 달러가 없으면 해운회사에 와 지금 부채비율이 높으니(200 % 내로 하라) 빨리 선박을 처분해 달라고 재촉하고 압력 넣고, 강제하고... 그렇게 국가에 협조하고 헌신해 팔고 나면, 우리 자산은 급격히 줄고, 세계 10위권 한국행 화물은, 우리 배가 없어 미주 중동 유럽부두에 지천으로 쌓여 잠자고... 화물인도 지연에 클레임 맞고 연속적 고비를 맞으니. 정부는 한마디로 무식꾼 집합소 같았다.(지금 한진해운 사태처럼 화주가 전 세계 시장에서 헤매고 있다) 그렇게 정부는 전략도 방어술도 없이 무지한 짓을 체계 없이 하다가, 이제 고칠 수준에 왔는데 이를 이해 못하고 계속 반복하려니 답답하다. 그리고 결과는 우리 해운사가 토사구팽 당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회사 책임으로 미루고... 자신 없고 비겁함으로 점철된 무능정부의 관료들이다.

그래서 선사의 돌파구 해결은 용선으로 가는 수밖에...이렇게 용선할 한국 선사는 느는데 조선소가 있어도 한국 배를 건조할 때는 담보를 요구하며 금융대출을 피했다. 이렇게 우리 해운회사에게 선박 건조비를 대출 않고, 용선으로 몰아넣은 원죄는 정부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활황이던 시장, 예전 용선료 고가로 빌린 그 선박이 지금의 시장운임 바닥시세 보다 차이가 난다. 그때 빌린 고가 용선료(그 당시는 평균가)는 선사들의 짐이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오니 현대와 한진해운이 비틀거리는 것이다. 그것도 모두 우리 조선소에서 만든 용선 배들인데... 국적선사가 우리 조선소를 이용해 건조하는 것은 그림의 떡이 된 것이다./(4편에서 계속)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