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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침형 인간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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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윤 리더스컴 대표) 누구나 아침형 인간일 수는 없다.

한때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하루를 이모작한다느니 게으른 사람 중엔 성공한 사람이 없다느니 해서 전국민이 부지런을 떨 때가 있었다. 그로부터 얼마가지 않아 '얼리버드 부작용'이란 말이 나왔다. 일찍 일어나야 하는 강박증 때문에 더 피로감이 쌓이고 능률도 안 오른다는 반대파들이 생긴 것이다.

한때 새벽 조찬모임에 자주 나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트렌드가 된 적이 있었다. 이른 아침에 호텔 레스토랑에 있는 많은 사람들 중에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던 때가 있었다. 조찬이 끝나고 회사로 가면 그제서야 출근하는 직원들을 오만한 표정으로 맞이하며 부지런함을 자랑스러워하기도 했었다. 남들에겐 짧은 3시간밖에 안되는 오전 근무에 난 6시간의 하루업무를 다 충족했던 진정 이모작의 삶을 살았다는 것으로 행복함도 느꼈다.

그러나 나의 얼리버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피곤함은 오후에 여지없이 능률 저하에 시달렸고 저녁 일정이 있어 술 한잔하면 몸이 축처지고 말았다. 그제서야 난 알았다. 내가 올빼미(족)이라는 것을 말이다.

해가 떨어지려 할 때부터 풍부한 상상력과 사고의 유연함이 나오는 나의 뇌구조를 알았다. 여유를 누리며 즐기는 브런치 미팅에서 방언 터지듯 유니크한 대화들로 많은 결과물들을 도출시켰다.

물론 사람들마다 체질이나 성격이 다른 만큼 어느 것이 옳다 할 수 없다. 그러나 올빼미를 아침에 깨운다고 사냥을 잘 하란 법이 없듯이 다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까?

모든 사람들을 일률적으로 새벽부터 불러내서 마라톤 회의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임직원들은 오해를 끝냈으면 좋겠다. 모두들 부지런 강박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눈은 퉁퉁 붓고 까칠한 피부상태로 커피만 축내는 그늘을 본다면 모든 이에게 아침형 인간을 강제해선 안된다.

근면한 농업형 스타일이 아니라 창의와 감성이 앞다투는 시대다. 일찍 일어날 것을 강제하는 것 자체가 구태하다. 정녕 "오늘 하루 길~겠구나~~~!"란 한숨이 들리지 않는가 말이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