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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입사시험에 '4차 산업혁명'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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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산업부 기자) ‘4차산업 혁명이 가져올 변화와 도전에 대해 논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설명하시오’(한국은행)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의 4차 산업혁명 예문 제시) 핀테크 발전과 금융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서술하시오’(산업은행)

‘4차산업혁명으로 은행에게 온 기회와 위험요인은 무엇이고 대응방안은’(기업은행)

지난 22일 치러진 금융공기업 입사시험인 ‘A매치’에 나온 논술 문제들이다. 올해의 주제는 세계적으로 화두가 된 ‘4차 산업혁명’이었다. 4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탄생으로 촉발된 1차 산업혁명, 화학 전기 철강 분야의 기술혁신으로 인한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2차 산업혁명, 정보기술(IT)이 부상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기술·경제체제 변화를 가리킨다. 특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이 스마트폰과 결합한 산업구조를 4차 산업이라 부른다. 본지는 지난 17일부터 4차 산업혁명을 시리즈로 연재중이었기에 한경을 구독중인 응시생이라면 무리없이 작성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용산고에 고사장을 마련한 한국은행은 지원자 3930명 가운데 서류전형을 통해 1882명에게 응시기회를 줬다. 한은은 이날 1교시 학술논술(300점), 2교시 공통논술(100점)을 치렀다. 경제학 전공자를 대상으로하는 학술논술에선 최근 10년간 국민소득 2만달러 장기 경기침체가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경기순환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논하고 각자의 견해를 쓰도록 했다. 이밖에 미국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와 트럼프의 지지율 변화에 따른 신뢰구간 측정 문제도 등장하였다. 한은은 11월 3일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경영직군은 최종선발 인원의 1.5배수, 법·통계·IT직군은 2배수를 선발한다.

산업은행은 같은날 서울 경기고에서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했다. 논술(45분), 직무능력평가(80분), NCS평가(45분)로 진행했다. 산은은 직무 논술시험에서 혁신의 3대요소를 바탕으로 개인과 조직의 혁신방안에 대해 물었고, 레바논 출신의 투자 전문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블랙스완 이론에 ‘김영란법 의미와 효과’를, 전공논술 주제로는 ‘가계부채의 원인과 대응방안‘을 출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험을 치른 금융공기업은 금감원을 제외하고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한국거래소,기업은행 등 8개사에 달했다. 이들 직장은 직업 안정성과 높은 보수로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신의 직장’으로 통한다. 평균연봉(2015년 기준)을 보면 한국은행 9667만원, 금감원 9574만원, 산업은행 9385만원, 예보 8481만원, 수은 9543만원, 한국증권금융 1억 200만원, 예탁결제원 1억 491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 이들 9개 기관의 채용규모는 한국은행 65명, 금감원 50명, 산업은행 50명, 기업은행 180명, 수은 40명, 예보 30명, 한국거래소 35명, 예탁결제원 16명, 한국증권금융 15명 등 모두 481명이다.

한편, 이날 CJ그룹,금호아시아나그룹,한국타이어,넥센타이어,LS전선 등의 기업들과 시험이 겹쳐 결시율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에서 시험을 친 김모씨는 “시험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는 응시자들도 몇몇 있었다”면서 “오후에 CJ가 시험을 쳐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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