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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배출한 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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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이심기 특파원) 지난 10일 11시(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영대학원 슬론 스쿨의 164호 강의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벵트 홀름스트룀 교수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50명 정도의 학생이 앉을 수 있는 조그만 강의실과 라파엘 라이프 총장의 1분 남짓한 인사말이 학교측에서 준비한 축하행사의 전부였다. 흔한 꽃다발 증정도 없었다. 때마침 콜럼버스데이 휴일이라 학생들도 거의 없어 기자회견장은 다소 썰렁하기조차 했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휴일인데 여기까지 오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로 입을 뗐다. 그는 “애초 노벨상은 자신의 ‘쇼핑 리스트’에 없었다”며 “다행히 관심을 갖고 연구해온 분야가 운 좋게도 시대의 관심을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기와 함께 (MIT라는) 장소가 맞아 떨어져 좋은 동료들과 계속 연구를 할 수 있었다”며 “운이 좋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이날 기자회견장 한 켠에는 201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장 티롤 프랑스 툴루즈 1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동료의 수상을 축하한다는 의미의 빨간 스웨터를 입고 흐뭇한 표정으로 수상 소감을 듣고 있었다. 1984년부터 7년간 MIT에서 교수로 재직한 그는 교환교수로 다시 MIT에 와 있던 중이었다. 2011년 논문을 공동출간할 정도로 수년간 연구작업을 같이 해온 두 사람은 이날 기자들의 요청에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같은 시간 차로 이 곳에서 차로 10분이 채 안걸리는 하버드대에서는 이날 홀름스트룀 교수와 함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올리버 하트 교수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하트 교수 역시 1984년부터 8년간 MIT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홀름스트룀 교수와 ‘계약이론’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연구를 보완하면서 계약이론의 지평을 열면서, 모든 참가자가 만족하는 인센티브로 계약의 조건을 구성하는 진일보한 게임이론으로 발전시켰다. 이날 하버드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200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에릭 마스킨 하버드대 교수가 참석해 하트 교수와 포옹을 나눴다.

보스턴에서 찰스강 건너편에 있는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MIT와 하버드대는 노벨상 수상자를 양성하는 ‘발전소(Powerhouse)’로 통한다.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수시로 만나 서로 협력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학문적 성과를 끌어올리는데 자극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이날 “홀트 교수는 나의 진정한 절친”이라며 “무엇보다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나의 사고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며 “나도 그의 사고에 중요한 역할을 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MIT는 경제학 부문에 다섯번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학교측은 MIT를 거쳐간 숫자를 포함하면 MIT와 관련된 노벨상 수상자가 87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포트 교수는 하버드대의 48번째 노벨상 수상자로 기록됐다. (끝) /sglee@hankyug.com

    오늘의 신문 - 2024.07.0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