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웨덴의 한 연구기관이 1800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개방형 사무실에서 근무한 직원들의 병가(病暇)가 전통적인 폐쇄형 사무실에서 일한 직원의 두 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 개방형 사무실에서 직원들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일의 집중도가 떨어져 작업환경에 대한 불만도 커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한 개층에 별도의 사무실로 공간을 쪼개거나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고, 전체를 개방형으로 꾸미는 공간배치가 ‘대세’였다. 구글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사이에서는 이러한 사무실 배치가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간주돼왔다. 직급과 상관없이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해 일체감을 높이고, 협업을 위한 직원들의 동선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말 그대로 1석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WSJ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45%가 개방형 사무실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기업 평균 33%보다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하지만 직원 네 명 중 한 명꼴인 23%는 ‘자신의 작업공간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근 들어선 많은 기업들이 개개인의 독립된 공간을 보장하고,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는 방음장치가 갖춰진 작업실을 늘리고 있다고 WSJ는 소개했다. 소규모 인원용 회의공간이나 비공식 미팅을 수 있는 장소를 늘리는 식이다. 일부 기업은 직원들이 편안하게 전화통화를 할 수 있도록 ‘폰부스(phone booth)’까지 설치하고 있다. 업무 특성상 일정한 소음이 날 수 밖에 없는 마케팅, 판매부서를 따로 배치하는 곳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들이 전체 공간을 별도의 사무실로 쪼개고 출입문을 설치하는 과거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WSJ는 사무공간 재배치의 핵심은 과거의 ‘단절형’으로 복귀하지 않으면서 직원 개개인의 독립된 공간을 제공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