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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속의 경제史

(性속의 경제史) 로마, 이성 발달로 성은 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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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담·성풍속연구가) 한동안을 끌어왔던 그리스 창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은 일단락할 때가 왔다. 이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야 독자제위들께서도 계속 흥미를 느끼실 일 아닌가. 그러나 자극적인 이야기만을 좋아하시는 독자들께서는 오늘은 적이 실망하실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경제가 흥할 때는 성도 개방되고 경제가 망하는 길로 들어서면 성도 굳게 닫힌다고 말했다. 니체는 그리스가 망한 것은 그들이 소위 아폴론적 세계관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라고 설파한 적이있다. 아폴론적 세계관은 소크라테스에서 플라톤으로 이어지는 그리스 철학의 완성을 뜻한다. 그들이 디오니소스적 광란성을 버렸을때 그들은 더이상 지중해와 에게해를 빛내던 태양의 아들이 아니게됐다.

「두개의 정신이 대립하고 있다」고 니체는 썼다. 하나는 광란과무질서의 디오니소스적 정신이요, 다른 하나는 태양아래 빛나는 지성과 이성의 결실인 질서의 정신이다. 디오니소스는 바쿠스를 섬기는 축제로 발현되고 이 축제는 바로 성을 풀어헤치는 것으로 표현됐다.



그리스는 창녀와 아내들이 대립했듯이 이 양대 정신의 줄타기를 했다. 소크라테스에서 플라톤으로 이어져 가는 소위 「질서의 세계」가 완성되면서 니체의 말마따나 유약한 그리스로 변질되어 갔다. 모든 것이 포용되고 다신적 세계관을 갖던 그래서 한없이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했던 세계도 동시에 사라져갔다. 

나중에 이 세계를 대체한 것이 질서의 세계였던 로마였지만 어떻든 그리스적 생활방식은 그들의 성의 소멸과 함께 갔다.

피타고라스는이 방면의 대가였다. 그는 우주를 고도의 「수적 구성」으로 파악하는 기초 위에서 그의 도덕과 철학을 완성시켰다. 

그와 그의 신도들은 일종의 수의 종교를 탄생시켜 세상의 모든 일을 수의 원리 즉 이성과 합리 하나로만 풀어갔다. 결국 성욕은 나약하고 미완성적인 것으로만 인식될 뿐 사람이 그 바다에 뛰어들어즐기는 것과는 거리가 멀았다. 마치 우리나라의 이기논쟁을 보는듯한 디오니소스냐 아폴론이냐는 논쟁은 불행히도 그리스에서 「이」의 완전한 승리로 끝났다.

 아폴론은 태양의 신이며 질서와 이성의 신일 뿐이었다. 아폴론의 승리는 곧 질서의 승리이며 이는 역동하는 사회를 기존질서라는 틀속에 꽉 조여 넣었다. 심지어 피타고라스는 여인의 아름다움은 눈썹과 눈동자의 비례일뿐이며 다리와 허리의 비례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얼마나 잔인하고도 비인간적인 언급이라는 말인가.

따라서 수의 비례일 뿐인 여성에게 흥미를 느끼고 성적 욕구를 느낀다면 이는 속물인간으로 취급되고 말았다. 결국 피타고라스를 교주로하는 교단에서는 성자체를 죄악시하고 성행위를 저급한 인간들의 유희정도로 평가절하했다. 

철학이 성하고 질서가 기세를 잡게 되면 성은 죽게 된다. 자본주의가 한창 승전보를 울리던 시절 역시 성의 황폐기였다는 사실은 이를 잘 보여준다. 자본주의야 말로 한때는 이성과 수학의 상징이었으니까.

오늘의 신문 - 2024.05.01(수)